[뉴서울타임스] “어떠한 위험이나 희생이 있더라도 복음을 지켜내야 한단다. 매일 성경을 묵상하며 인생의 구원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신뢰하거라.”
지난 2월 21일 하늘나라로 떠난 ‘위대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유언장은 그의 마지막 설교이면서 진솔한 신앙고백 같았다. 복음에 대한 열정과 가족을 향한 사랑, 신에 대한 감사와 겸손까지 녹아 있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
그레이엄 목사의 고향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지역 방송국 WSOC는 최근 그가 남긴 유언장을 공개했다. 그는 가족을 향한 유언 첫머리에 “구원자 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 내 삶을 맡긴다”는 신앙고백으로 운을 뗐다. 이어 “주님을 위한 사역은 내게 커다란 기쁨이었다”면서 “나는 종종 주님을 실망시켰지만 주님은 결코 나를 실망시키신 적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와 손주들을 향한 당부를 이어갔다. 복음, 즉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 속죄함을 얻은 축복의 교리를 굳건히 지켜달라고 했다. 아울러 “주님과 동행하면서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며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라”고 덧붙였다.
100년을 살다간 그는 “지상의 시간은 너무나 짧다”면서 추억을 더듬었다.
“농장에서 뛰어놀던 어린 시절이 어제일 같고, 네 엄마와 첫 데이트를 한 것도 어제 같구나. 달빛 가득한 밤에 결혼식을 올린 것도 어제 같고, 네 엄마로부터 첫아이를 가졌다는 편지를 읽은 것도 어제 일어난 일 같아.” 특히 그레이엄 목사는 자신의 인생을 헌신과 사랑, 믿음과 희생으로 채운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훌륭한 그리스도인이었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부인 루스 그레이엄 여사는 2007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레이엄 목사는 “내가 (지난 삶의) 일들을 잘해냈는지 여부는 그리스도 심판의 보좌에서 모두 밝혀질 것”이라며 “나는 주님 앞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목사의 장남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최근 복음주의에 기반을 둔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복음을 지켜내라’는 아버지 유지를 따르는 사역으로도 읽힌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레이엄 목사는 2주 전부터 캘리포니아의 주요 도시를 방문하며 ‘디시전 아메리카(Decision America)’ 집회를 열고 있다. 예비선거를 앞두고 기독교 복음을 전하는 집회인데, 보수 기독교 성향이 짙다. 그레이엄 목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같은 명칭을 내걸고 50개주 순회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집회에서 “캘리포니아에 뿌리 내린 세속 가치에 맞서 싸우자. 예수를 위해 투표하고 승리하자”고 독려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이번 집회를 통해 기독교 가치를 강조하면서 복음주의권의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복음 전파 대신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그레이엄 목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 교회는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심우삼 신상목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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