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일본 특유의 발목잡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거리연설 도중 습격을 받아 쓰러졌다는 보도 직후 SNS엔 재일동포 소행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살해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가 해상 자위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가짜뉴스는 잠잠해진 듯 했다. 그러다 지난 10일 야마가미의 범행 결심 이유로 어머니가 심취한 특정 종교 단체 때문이라는 내용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고 해당 종교가 한국의 종교라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또 다시 한국을 겨냥한 비난의 글이 올라왔다.
11일 일본 통일교 관계자가 야마가미의 모친이 통일교 신자라는 사실을 인정한 뒤엔 일부 일본 언론까지 통일교는 한국에서 유래한 단체라고 밝히며 화살을 한국으로 돌리려는 의도를 보였다.
일본 현지에서 사역 중인 한인 교회와 한인 선교사들은 자칫 통일교를 넘어 혐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사역도 어려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무목교회선교회장이자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국제사랑교회를 이끄는 허창범 목사는 12일 “일본은 기독교(개신교)와 천주교, 통일교 모두 하나의 종교로 보는 경향이 있다. 현재 눈에 보이는 문제는 없지만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교는커녕 한국교회와 한국인을 대상으로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1923년 관동대지진 발생 당시 조선인을 학살했던 것처럼 일본 내 일부 단체가 아베 전 총리 피습을 한국 혐오로 연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도쿄 현지의 한 선교사는 “가뜩이나 전도가 어려운데 아베 전 총리 사고는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다. 일본 극우단체들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어 사역자인 우리도 신분을 숨겨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
혐한 정서를 표출하더라도 이를 대응할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예장합동 세계선교회(GMS) 소속으로 후쿠오카에서 사역하는 황석천 선교사는 “한인교회와 한국인 선교사는 아무런 힘이 없다”고 했다. 허 선교사도 “한인교회와 한국인선교사가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일본 선교사들이 피해 입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