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중소기업에 다니는 20대 청년 김모씨의 한 달 수입은 250만원 남짓이다. 그는 투자에 필요한 종잣돈(시드머니)을 모으려고 지인 모임도, 연애도 포기했다. 월급 가운데 월세 50만원, 식비 및 생활비 50만원, 자동차 할부금 40만원, 기타 지출 50만원을 제한다. 남은 돈 50만~60만원 가운데 매달 50만원가량 저축하면 1년에 600만원, 10년에 6000만원이 모인다. 과연 행복한 삶일까. 크리스천인 김씨는 과연 신앙인으로서 바람직한 경제생활을 하는 것일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청년재무상담소 김서로 팀장은 종잣돈을 마련한다고 무턱대고 저축에 ‘올인’하는 건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팀장은 4일 “종잣돈을 모은다고 몇 년간 친구도, 연인도 안 만나고 몇 배 수익을 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돈이 많을수록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하지만 본인의 ‘니즈(욕구)’를 모르는 저축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현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날만 바라보느라 현재를 희생하는 일은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간과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한방’이 아닌, 소소한 ‘일상’을 발전시키는 대안을 제시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어떻게 실천해 가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반면 갑작스러운 ‘대박’에 모든 삶이 좌우되어선 안 된다는 조언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부 정책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청년전세대출 청년희망적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은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제도다. 김 팀장은 “주어진 현실에 좌절하지 않도록 안전망이 되어주는 정책들이 의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누군가 내미는 손길에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김 팀장은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정부나 교회 공동체의 도움을 받으라. 대신 그에 대해 감사하고 나중에 은혜를 이웃에게 돌려주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크리스천의 재정 관리를 설명하면서 청지기적 마인드를 강조했다. 청지기란 타인의 재산을 위탁받아 관리 책임을 맡은 사람을 뜻한다. 김 팀장이 예로 든 성경 인물은 요셉이었다. 그는 “보디발의 종이었던 요셉은 집안의 대소사를 관리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인이 허용한 범위에 머물렀다”면서 “하나님에게 우리에게 맡기신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 월급 집 재산 등 주어진 것들 가운데, 각자에게 바라는 하나님의 목적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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