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기자 = 북한 김영철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에 입성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해군 46명을 전사시키고 핵실험으로 한·미를 비롯해 31개국에서 제재를 받고 있는 北 김영철 방남을 저지하기 위해 천안함 유족과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수 단체 회원들이 25일 오전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기자회견에 이어 대형 태극기를 펼쳐놓고 방남을 하려면 우리를 밟고 지나가야 할 것이라며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김영철 일행은 통일대교 앞이 막히자 군사도로를 통해 개구멍 입경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은 25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의원들이 농성 중이던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가 아닌 군사작전 도로를 통해 방남 했다는 소식에 농성을 마무리하면서 아쉽지만 성공적 저지였다는 평가다.
이날 홍준표 당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80여명, 당원 및 지지자등과 천안함 유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북한 대표단의 이동 경로로 예측된 통일대교 남단을 찾아 전 차선을 막았다.
한편 일부 민감한 국방관련 단체 및 전무가는 정상적인 도로를 통하지 않고 북한군부 최고 지위에 있는 김영철을 우리 안보의 중요성이 담기 군사도로를 내준 것은 군사작전 기밀을 제공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면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국당은 전날(24일) 오후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김영철 방한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 6명이 통일대교 남단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으며, 오전 7시50분 무렵부터 의원 및 지지자 등이 추가로 합류해 수백 명이 2, 3개 차선 너비의 대형 태극기를 바닥에 펼쳐놓고 연좌농성을 벌이면서 김영철 방남을 저지했다.
▲ 사진은 2013년 3월 7일 새벽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빨간 원),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던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했다고 8일 보도하며 공개한 노동신문 사진. 사진=노동신문 / 2018.02.25
방남 아침 북한 대표단이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린 오전 10시15분, 긴장감 속에 한국당 '김영철 방한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은 "대오에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천안함 폭침 주범, 연평도 도발 주범인 김영철을 단호하게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북한 대표단과 한국당 간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군사작전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끝까지 체포하자" "척살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군사작전도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에 한국당 홍 대표는 "김영철이가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 같다"며 "국회의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이 통일대교를 지켜주신 덕분에 김영철이가 내려오더라도 '개구멍'으로 빠졌다"며 "대한민국이 아직 건재하다, 그것을 우리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통일대교에서의 점거 농성은 마무리 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면서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한 청계광장 투쟁본부 천막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비상대책회의'를 여는 등 장외투쟁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또 이튿날인 26일 오후 예정대로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벌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당은 전 당원협의회에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