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7.02.21
[뉴서울타임즈] 조현상 기자 = 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이 22일 기각되자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사법부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황교안 권한대행을 향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법률 뱀장어' 우병우 전 수석을 최순실과 함께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우 전 수석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운명'에서 2009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우병우 전 수석의 태도에 대해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있었다"고 기술했다.
문 전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이 논란이 되자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되는 정당"이라며 "우병우, 최순실 국정농단을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역공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우 전 수석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할 때 직접 농성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도 우 전 수석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이 당대표를 사퇴한 계기가 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무죄 판결을 받자 "세간에 우병우 기획수사라는 말이 있다"며 "이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만 된다"고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최순실‧우병우 등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자 "대한민국이 정말 누가 만든 나라인데 저렇게 개인 재산처럼 하고 있나"고 질타했으며, 최순실이 돌연 귀국하자 "국정농단 최순실이 만든 김기춘·우병우 라인이 국가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치밀한 대응을 시작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우 전 수석을 향해 거침없이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해 12월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우 전 수석은 청와대에서도 법을 담당한 사람이라 법이 좀 우스울 수도 있다"며 "세월호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한 우병우는 충분히 구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실이 유럽에 10조원 가까운 재산을 숨겼다는 의혹이 보도되자 "박근혜‧황교안‧새누리당‧최순실‧김기춘‧우병우, 대한민국 역사의 치욕스런 청산대상들. 뼈에 새길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 1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우 전 수석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것을 떠올리며 "검찰이 사실상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언론에 중계하듯 흘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5차 청문회'에 출석해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에게 질의 받고 있다. 2016.12.22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은 그동안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언급을 아꼈다. 그나마 바른정당 소속 대선주자들은 간간히 우 전 수석을 향해 최순실 국정농단의 책임을 묻곤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을 모두 경질한 뒤 빠르게 새 진용을 갖추고, 정부는 역량을 동원해 최순실씨를 즉각 귀국시켜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해 8월, 이른바 '우병우 사태'가 터지자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그 사람(우병우)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며 "민심이 돌아서서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는데 왜 버티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은 바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그동안 국회에 출석해 우병우 전 수석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질문에 "제가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황 대행은 지난해 8월 예결위에 출석해서 '우 수석을 교체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그 분에 관해 제가 인사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본회의에서도 황 대행은 '우 수석 경질을 건의할 의사는 없냐'는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실에 있는 수석은 제가 인사에 관해서 얘기할 대상은 아니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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