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이스라엘 관광청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예수의 변화산(변모산)으로 알려진 타보르산(성경명 다볼산) 근처에서 1300년 된 교회 유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적이 발견된 곳은 타보르산 근처 크파르 카마 마을로, 현장에서는 모자이크 바닥이 있는 교회 터가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IAA)이 킨네렛학술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고고학 발굴을 통해서다. 타보르산은 해발 588m 높이로 갈릴리 호수 서쪽 18㎞ 부근에 있다.
교회 유적 모습. 이스라엘 관광청 제공
발굴을 주도한 고고학자 누리트 페이그 박사에 따르면 유적은 12x36m 크기의 고대 교회로, 본당 입구 앞의 넓은 홀과 뜰, 중앙 홀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교회는 당시 대부분 교회에 한 개만 있었던 애프스(교회 동쪽 끝 반원형 부분으로 기도를 위한 공간)가 세 개나 존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모자이크는 교회 중앙부 본당과 통로에서 포장된 바닥 일부가 발견됐으며, 기하학적 패턴을 이루어 파랑 검정 빨강의 꽃 모양이다. 이른바 성물을 담는 돌로 된 성배함도 발견됐다고 이스라엘 관광청은 전했다.
1300년 전 고대 교회의 모자이크 바닥 모습. 이스라엘 관광청 제공
발굴팀에 따르면 교회와 인접한 곳에서는 방들 일부가 추가로 발굴됐고, 지반 침투 레이더 검사 결과 아직 미발굴된 추가적인 방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연구원들은 이 건물이 수도원이었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킨네렛학술대 모티 아비암 교수는 “이 마을에서 1960년대 초에 발굴됐던 더 작은 교회 유적(두 개의 예배당으로 6세기 전반의 것으로 추정)은 마을 교회였을 것이며, 이번에 발견된 교회는 마을 외곽에 있는 수도원 일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후구 서울장신대(고고학) 교수는 “해당 교회 터는 8세기 비잔틴 시대의 교회나 수도원으로 보인다”며 “그 지역에 교회가 세워졌다는 것은 예수의 변화산이 다볼산이라는 전승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 직원과 교회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청 제공
성서고고학계에서는 변화산 위치에 대한 논쟁이 진행돼왔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17장 1~2절은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셨고, 그들 앞에서 변형되사 그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졌다”고 기록한다.
고고학자들은 해당 구절의 ‘높은 산’에 대해 타보르산이나 북쪽의 헤르몬산일 수 있다고 추정해왔다. 8세기 시절 교회가 타보르산 부근에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당시 교회가 그 산이 변화산일 거라는 전통을 따르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