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격화된 가운데 한인 동포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인종차별 해소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기도를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요청했다.
호성기 필라안디옥교회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2일 밤(현지시간) 시위가 최고조였는데, 시위대가 필라델피아 다운타운 쇼핑몰 전체를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성도 4가구도 이번 약탈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호 목사는 “한인 업체 60여곳이 피해를 입었는데, 주로 흑인 거주지에서 영업하는 가발·신발 판매점이나 미용 관련 상점이었다”면서 “다른 지역 성도들도 나무판자로 창문을 막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백운영 필라델피아 영생장로교회 목사는 “야간 통행금지 상황에서 방화와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언제 시위가 끝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도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목사는 “시위대가 모였을 때 누군가 상점 유리창을 깨면 군중심리에 너도나도 따라 들어가 물건을 약탈한다”면서 “평화롭게 시위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폭력 시위나 약탈을 선동하는 사람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성도 몇 가정이 수십 년간 일군 사업이 한순간에 폐허로 변했다”면서 “하루빨리 시위가 잦아들고 큰 손실을 본 모든 분이 예수 소망의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중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타 지역 한인 교계도 시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상철 애틀랜타 새한교회 목사는 “애틀랜타가 흑인운동의 중심지로 불리는데, 외부에서 1만5000명의 시위대가 시내로 유입됐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도 시위대가 비밀리에 명품몰을 터는 등 약탈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송 목사는 “성도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가게 문을 닫으라고 당부했다”면서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인종과 출신을 떠나 서로 존중하고 선교와 복음 전도의 토양이 훼손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백신종 볼티모어 벧엘교회 목사도 “전 성도에게 주의사항과 비상연락망을 보낸 상태”라면서 “지금은 미국 사회의 해묵은 인종 갈등, 사회적 차별이라는 장벽이 복음으로 무너지도록 집중적으로 기도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현석 킴넷 사무총장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가 흑인이 다수 거주하는 LA, 뉴욕,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과거 LA폭동처럼 심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사태가 평화롭게 마무리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