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지난 4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명명식이 거행되었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세계 최대의 운하’ 수에즈(Suez)를 25일 안전하게 통과했다.
아시아의 홍해와 유럽의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운하는 선박 길이 400m, 넓이 77.5m로 통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HMM 알헤시라스’호의 선박 길이는 399.9m, 넓이 61m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 중 역대 최대 선적량의 컨테이너 선박이다.
수에즈운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지 않고 곧바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HMM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경우 약 5,600킬로미터(km)의 거리를 단축 할 수 있다. ‘HMM 알헤시라스’호는 수에즈운하를 지나 다음 달 3일 유럽의 첫 번째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하면서 유럽에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HMM 알헤시라스’호가 운항하는 유럽 항로는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HMM)도 경영이 악화되어 국내발 유럽 수출화물을 주로 외국 국적 선박에 의존한 채 항로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항로였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국적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직접 투입함으로써 잃어버린 글로벌 핵심항로를 되찾게 된 것이다.
‘HMM 알헤시라스’호는 지난달 28일 부산항 신항에 첫 입항한 이후 중국 닝보와 상하이를 거쳐 이달 7일에 옌톈(Yantian)에 입항했으며, 8일 최대 선적량인 1만9,621TEU를 싣고 유럽으로 출항하면서 최다 선적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사진=HMM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선적한 1만9,621TEU는 지난해 극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주간단위 전체 물동량 20만TUE*의 약 10%에 해당하며, 중형승용차 3만 9,242대를 실을 수 있는 규모이다. 이는 최대 규모 자동차 운반선(약 8,500대)이 다섯 번에 걸쳐 운송해야 하는 양을 단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규모이다.
컨테이너 물동량(TEU 기준)과 운임지수를 제공하는 영국 소재 글로벌 해운산업 분석기관 CTS(Container Trade Statistics Ltd)에 따르면 화물을 생수(500ml)로 싣는다면, 1TEU에 약 3만 개, 약 5억 9천만 개를 실을 수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 인구(약 5억 1,300명)가 한 병씩 나눠 먹고도 남는 양이다.
가정용 휴지(롤)를 싣는다면, 총 2억 7,469만 개를 실을 수 있으며, 이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 인구(약 5억 1,300명) 중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1롤씩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또한, 성인 운동화를 실을 경우, 총 9,810만개를 실을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약 4,800만 명)을 대상으로 2켤레씩 나눌 수 있는 양이다.
특히 ‘HMM 알헤시라스'에 이어 세계 최대 컨테이너 2호선 ‘HMM 오슬로(Oslo)’는 지난 11일 부산 첫 입항을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닝보, 옌톈을 거쳐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고, 3호선 ‘HMM 코펜하겐(Copenhagen)’도 지난 25일 부산항에 첫 입항을 했다.
앞으로 9월까지 총 12척의 선박이 유럽항로에 모두 투입되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 1회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명실상부한 세계경제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청와대는 12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한 역사가 12척의 컨테이너선으로 대한민국 해운산업을 재건하는 오늘의 쾌거로 이어져 현재의 국난을 극복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일 김정숙 여사는 ‘HMM 알헤시라스'호가 세계 선박 사상 가장 많은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아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출항하게 된 쾌거를 축하하고, 해협과 운하를 통과하게 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전하게 항해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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