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북한에서 자의적이고 광범위한 사형이 진행되는 등 여전히 인권유린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연구원은 11일 발간한 ‘2020년 북한인권백서’에서 “최근 몇 년 새 마약 거래와 한국 녹화물 시청·유포 행위에 대한 사형 집행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전히 북한 주민들의 생명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강도 혜산시에 거주하다 2018년 탈북한 50대 여성은 백서에서 “최근 빙두(마약) 때문에 총살되는 경우가 많으며, 공개처형보다는 비공개 처형으로 진행한다”고 증언했다. 백서에는 또 2014년 함경북도 청진시 광장에서 한국 드라마 유포와 마약 밀매 죄목으로 1명이 공개 총살됐다는 탈북민 증언도 실렸다. 이 탈북민은 “해당 장면을 학교에서 동영상으로 돌려봤다고 한다”고 증언했다. 통일연구원은 “마약이 북한 전역으로 퍼지고 있고 북한 주민들이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북한 당국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기독교에 대한 탄압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2018년 평안남도 평성에서 성경을 지녔다는 이유로 2명이 공개처형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 2015년 황해북도 길성포항에서 기독교 전파를 이유로 여성 2명이 공개재판 뒤 처형당했다는 증언 등이 실렸다.
정치범수용소 문제도 심각했다. 백서는 “한국행을 기도하다 적발돼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 사례는 지속해서 수집되고 있다”며 “탈북을 알선하던 브로커의 수용 또한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서에는 또 “집결소와 구류장 내 폭행 및 가혹행위가 감소했다는 증언도 수집됐다”며 “구금시설 내 영양과 위생, 의료 상황도 일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분석도 실렸다.
통일연구원은 1996년부터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 백서는 북한이탈주민 118명을 지난해 심층 면접한 내용과 통일연구원이 입수한 북한 공식 문건, 유엔 인권기구에 제출된 북한 보고서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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