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이천 물류창고 화재에 38명이 희생된 뒷날 2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화재로 산림청 등 소방대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많은 사람들이 가까스로 화재를 진압했지만 5월 첫날부터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번 고성 산불은 발생 12시간만인 2일 오전 8시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소방청은 이후 전국 소방 동원령 2호(대응 3단계)를 1호로 하향하고 잔불 정리에 주력했다. 전국 소방동원령이 해제되면서 잔불 정리를 위해 남아있던 서울·인천·대전·경기·충북·충남 등 6개 시·도에서 출동한 소방차 57대와 인력 150명도 오후 소속 시·도로 복귀했다.
이번 산불은 육군 22사단 탄약고를 위협했다. 불길이 탄약고 50m 앞까지 접근하자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대형 폭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소방대원들과 군 지휘관은 신병 등 장병들을 대피시키고 밤샘 사투를 벌인 끝에 불길을 막아 탄약고를 지켰다.
이날 밤 불길이 약 2㎞ 떨어진 군부대 방향으로 빠르게 번져갔다. 급기야 22사단 탄약고 앞 50m까지 접근한 불길. 소방차 30여 대가 사전에 신속히 방화 저지선을 확보한 뒤 연신 물줄기를 내뿜냈다.
유중근 강원 고성소방서장은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탄약고)서 후퇴를 한다거나 할 수 없고 불이 오는 것을 막아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탄약고에 옮겨붙을 경우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휘관 등 필수인력은 끝까지 부대에 남아 탄약고 옆을 소방으로 사수했다.
엄기훈 22사단 전차대대 군수과장은 "탄약고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대대장님을 비롯한 몇몇 간부들이 끝까지 남아 민간 소방차와 군 소방차를 활용하여 사전 살수 작업을 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불길이 군부대를 향해 질주해 오자 군 장병들이 탄 차량은 부대 밖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22사단에 입대해 훈련받던 신병과 예하 부대 등 장병 1,800여 명은 급히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체육관 등 임시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장병들은 이른 아침, 다시 산불현장으로 출동해 진화 작업에 힘을 보탰다.
이번 산불로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임야 85㏊, 목조주택 1채, 컨테이너창고 1동, 우사 1동, 비닐하우스 2동, 초소 1동, 벌통 22개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사항은 당국에서 정밀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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