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 이후 첫 주일인 26일, 한국교회는 대부분 모이는 예배를 재개했다. 참석자를 제한해 진행된 예배였지만, 다시 모였다는 점에서 성도들의 얼굴엔 감격과 기쁨이 넘쳤다. 예배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됐으며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드려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이날을 부활절 기념 감사예배로 드렸다. 교회는 성도들의 예배 참석 신청을 미리 받아 평소 주일의 10분의 1 수준에서 현장예배를 진행했다. 성도들은 1m 거리 두기를 유지한 채 입장했다. 출입문에는 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됐고 발열 검사도 일일이 실시했다. 예배당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영훈 목사는 11시 3부 예배에서 ‘평강이 있을지어다’(요 20:19~23)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 도중 “평강이 있을지어다”를 따라 해 달라고 하자 성도들은 힘을 다해 외쳤다. 외침은 예배당에 쩌렁쩌렁 울렸다. 일부 교인은 교회 주변 카페에서 가족별로 앉아 휴대전화를 보며 예배를 드렸다. 김모(65) 권사는 “예배 참가 신청을 했으나 선정되지 못해 교회 가까이라도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하루빨리 모든 성도가 함께 예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도 부활기념 감사예배를 온·오프라인으로 드렸다. 예배당에는 직분자만 참석했다. 발열 체크, 예배참석자 카드 작성, 소독 등 감염 예방을 위한 7대 준칙을 지키며 진행했다. 현장 예배의 완전한 복원은 다음 달 10일로 잡았다고 교회 측은 밝혔다. 오정현 목사는 설교에서 “직분자 중심이지만 10주 만에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게 돼 감격스럽다”며 “주님을 향한 100% 순전한 사랑을 드리는 교회가 되어 코로나19라는 험한 산을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도 온·오프라인으로 부활절 기념예배를 드렸다.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마무리 찬송인 ‘살아계신 주’를 부를 때는 각 가정과 중국 일본 미국 태국 등 해외에서 찍은 영상이 상영돼 성도들이 눈시울을 훔쳤다.
교회 초등부 때부터 친구였다는 권다은(27) 임정후(27)씨는 오전 10시 3부 예배를 드린 뒤 한동안 교회를 떠나지 못했다. 임씨는 “예배당에 들어가는데 울컥했다. 예배만 드리고 간다는 아쉬움은 크지만, 부활절 때 드리지 못한 예배를 2주 뒤 기념예배로 드릴 수 있어 좋았다”면서 “친구 얼굴까지 보니 더 반가웠다”고 했다. 3부 예배에 맞춰 교회를 찾은 성남시 방역 담당 공무원들은 “(방역 준칙을) 철저하게 지켰다”고 평가했다.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 성도들은 교회 앞마당에서 상자에 물품을 넣느라 여념이 없었다. 3부 예배를 마친 성도들은 지난 2주간 구역별로 직접 제작한 휴대용 손세정제와 마스크, 12가지 식료품을 상자에 담는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는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함께 나눔 프로젝트’의 하나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과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회는 총 300개의 식료품 상자를 제작했다. 150개는 월드비전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보내 서울 은평구의 취약계층을 돕는 데 쓰이며, 나머지 150개는 교회 주변 이웃에게 전달한다. 교회는 주변 식당 10곳을 선정해 500여명의 성도들에게 ‘이웃사랑 쿠폰’을 지급해 이용토록 했다.
신상목 김아영 기자, 성남=서윤경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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