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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헌금 모아 지역 살리는 선순환 물꼬”...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

등록일 2020년04월21일 13시16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지난 14일 공감소비운동과 코로나19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 목사는 “코로나19로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해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자”고 말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뉴서울타임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80여 교회가 참여하는 ‘공감소비운동’이 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 속에 있는 취약계층을 돕는 캠페인인데, 지난 12일 부활주일부터 다음 달 31일 성령강림주일까지 ‘기쁨의 50일’간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살리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흘려보내자는 공감에서 비롯됐다. 캠페인의 시동은 지난달 25일 목회자 기도 모임인 ‘말씀과 순명’이 걸었다. 이 모임을 시작했던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를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 교회에서 만났다.

-공감소비운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부활절 헌금을 상품권으로 바꿔 교인들에게 전달하면, 교인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 교회에 가져온다. 교회는 이를 포장해 시청·구청·주민센터 등을 통해 취약계층에 전달한다. 예수 부활의 기쁨과 감사를 50일간 지역사회와 나누게 된다. 교회 헌금이 교인→전통시장→취약계층으로 전달되는 구조다.”

-선한목자교회는 지난 5일 종려주일부터 시작했다.

“성남의 4개 전통시장을 이용했다. 성도들이 속회별로 시장에 나가 물품을 구입했다. 박스엔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채운 뒤 5만원짜리 상품권, 마스크, 성도들이 쓴 부활절 카드를 추가해 포장했다. 성도들이 시장에서 장을 보며 상인들과 교회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계기도 됐다. 저는 지난 9일 교회 직원들과 함께 장을 봤다. 처음엔 관공서에서 나온 줄 알고 경계하던 상인들이 취지를 듣더니 눈물까지 글썽였다. 선한목자교회는 1억5000만원 예산으로 1000개의 물품 박스를 만들어 3차례 전달하려 한다.”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현재 전국 80여 교회가 동참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교회의 참여가 많다. 재원은 교회별 부활절 헌금인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면서 헌금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각 교회 형편에 따라 이웃을 위해 나누려 한다.”

-성남지역 교회의 참여가 돋보인다.

“성남의 교회들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구·경북 지역을 돕기 위해 모였다. 서로 연합해 머리를 맞대면 좋겠다고 해서 13개 교회 목회자가 온라인 예배를 어떻게 드릴지, 지역사회와 관공서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매주 의논했다. 서로 가까워져 공감소비운동에도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이들 교회 담임목사는 자신의 사례비에서 30%를 떼어, 성남시 공무원과 기업, 단체장들과 함께 공동기금도 마련했다. 성남시는 기독교인 비율이 높다. 13개 교회 성도만 합쳐도 시민 20~30%를 차지한다. 교회의 참여가 활발하다.”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오른쪽)가 지난 9일 경기도 성남 수정구청을 방문해 장현상 구청장에게 공감상자 500개를 전달하고 있다. 선한목자교회 제공

공감소비운동은 취약계층 주민을 살릴 뿐 아니라 교회와 지역사회가 더 가깝게 만나는 기회도 된다. 유 목사는 이 운동이 부활절 헌금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50일간 이어진다는 면에서 기존의 나눔 봉사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하고 어려운 상인과 주민들에겐 교회가 기댈 언덕이 됐다.

-코로나19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인가.

“알 수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깨닫는 것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선교적 교회로서의 사명을 일깨워 주셨다는 점이다. 교회는 더 이상 건물이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성전으로 살아가며 자신이 처한 바로 그곳에서 교회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모이는 교회, 건물 중심 사고에 갇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진실로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면 교회에 모여 예배드릴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절망하거나 혼란스러워 해선 안 된다. 코로나19로 형식적 신앙생활, 건물 위주 신앙, 교세를 자랑하는 교회 현실을 회개하고 복음의 근본을 살피게 하신 것은 분명하다.”

-평소 ‘예수 동행’을 강조하면서 24시간 예수님과의 연합을 강조했다. 예수 동행이 영적 차원이라면 공감소비운동은 실천적 행위 차원인가.

“예수 동행 운동은 좋은데 왜 행동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섣부른 행동은 오래가지도, 온전하지도 못하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자신이 포도나무요 우리는 가지라 하셨다. 우리가 예수 안에, 예수가 우리 안에 거하면 열매를 많이 맺을 것이라 하셨다. 그리스도인의 실천은 이 같은 관계에서 오는 열매여야 한다. 공감소비운동은 자연스러운 열매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고통 중에 있는 감염자와 가족,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

“지금 겪는 고통과 어려움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의 은혜는 놀라워서 절망스러운 상황도 반전시키는 능력이 있다. 고통은 하나님의 감춰진 축복의 시간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은 어떤 어려움도 능히 해결하시는 분임을 믿자. 목회자들에겐 어려운 시간이다. 하지만 이때야말로 우리가 진정 하나님을 믿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타락은 전도가 잘되고 교회가 곳곳에 세워지고 목회자들은 넉넉하고 편안하게 생활하는 가운데 비롯됐음을 알자. 지금은 목사로서 하나님과 승부를 걸 때다. 엎드려 주님을 부르자. 주님이 살아계시면 내가 사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털고 돌아서야 한다. 어설프게 믿는 척하며 하나님 일을 할 수는 없다. 주님만 의지하자. 반드시 주님은 살아계심을 보여줄 것이다.”

성남=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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