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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신앙] 건설회사가 대출 보증, 오천교회 건축 재개 길 열었다

수십억을 담보로 제공한 사닥다리종합건설 나성민 대표

등록일 2020년04월19일 14시4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나성민 사닥다리종합건설 대표(왼쪽)와 이종목 오천교회 목사가 지난 10일 경기도 이천 새성전 건축 현장에서 손을 마주잡았다.

[뉴서울타임스] 한 건설회사가 오랫동안 건축이 중단된 교회를 위해 담보를 제공, 대출 보증까지 섰다. 담보액이 수십억원이다. 직접 섬기는 교회를 위해서도 하기 힘든 일이다. 교회는 9년째 건축이 표류 중인 경기도 이천 오천교회(이종목 목사)이고 시공사는 사닥다리종합건설(나성민 대표)이다.

오천교회는 2011년 새 성전 공사를 시작했지만, 아직 완공하지 못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대예배당 1000석 규모다. 재정도 넉넉하지 않았지만, 건축업체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공사는 지지부진했고 두 번이나 멈췄다. 처음에는 3년간, 최근에는 2018년부터 1년 넘게 공사가 중단됐다. 그 와중에 건축업체가 4차례 바뀌었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교회는 재정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 물가 상승으로 원자잿값이 크게 올랐고 이자도 계속 감당해야 했다. 공정률 55%인 현재까지 지출한 공사비는 처음 계약한 전체 공사비를 넘어섰다. 이 중 절반이 이자다. 그런데도 성도들은 포기하지 않고 이를 감당하며 버텼다.

오천교회는 ‘이천의 어머니 교회’로 꼽힌다. 124년 역사를 가진 교회는 이천시 첫 세례자 박해숙, 첫 목회자 한창섭을 배출했다. 이천과 광주의 의병장 구연영이 이곳 출신이다. 오천교회의 안타까운 사연은 지역사회,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를 넘어 교계 전체로 알려졌다.

나성민 사닥다리종합건설 대표는 이 소식을 지난해 4월쯤 접했다. 나 대표가 거래하는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오천교회가 잘못되면 대출금 회수를 못 하니까 나 대표가 공사를 마무리해 주면 어떻겠냐고 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목회자들도 전화를 걸어왔다. 오천교회 상황이 안타까우니 시공사로서 도와줄 수 없겠냐고 했다.

지난 10일 공사현장에서 만난 나 대표는 “잊을만하면 전화가 왔다.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제가 섬기는 세계로금란교회도 같은 해 건축을 시작했습니다. 잘 마치고 지금은 크게 부흥하고 있는데 오천교회는 완공도 안 됐다는 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나 대표가 교회를 돕기로 마음을 굳힌 것은 성도들 때문이었다. 지난 9년간 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한 달에 수천만원의 이자를 한 번의 연체도 없이 감당한 성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문제는 역시 재정이었다. 사닥다리종합건설이 시공한다 해도 추가 공사비가 필요했다. 기존 대출의 이자 비용도 너무 많이 들었다.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받아 대체상환하고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 9년째 완공을 하지 못한 교회에 대출을 해줄 리 없었다. 대신 나 대표가 보증하면 대출해주겠다는 곳은 있었다.

이날 함께 만난 이종목 오천교회 목사는 “나 대표가 아무리 장로라지만 교회를 위해 수십억원씩 보증을 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고마워했다. 이어 “어려움을 겪는 오천교회를 회복시키려는 하나님의 때에 쓰임 받는 게 은혜라고 말하는 나 대표의 신앙에서 큰 도전을 받는다”고 말했다.

나 대표도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냥 두는 것과 돕는 것 중에 어떤 것이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의 답은 분명했다. 나 대표는 “오천교회가 기도하는 교회, 성도가 하나 되는 교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교회에 공을 돌렸다.


1000석 규모로 건축 중인 오천교회 전경.

오천교회는 지난 12일 부활절 예배 때 공사재개를 선포했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는 2011년 부활절에 기공식을 했는데 여러 어려움을 딛고 이번 부활절에 교회건축 재개를 선언하게 됐다”며 감격했다.

나 대표는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의 때에 다시 일어서는 이 교회가 바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교회를 완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천=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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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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