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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자들이여”… 국제리더십 공백 속 돋보이는 빌 게이츠

- 코로나19 백신 공동 개발 촉구

등록일 2020년04월13일 01시5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빌 게이츠 ‘빌&멀린다 재단’ 이사장. AFP연합뉴스

[뉴서울타임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빌&멀린다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12일 전 세계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코로나19에 맞선 국제적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졌지만 여전히 미국 등 주요국 정치 지도자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표적 다국적기업의 창업자가 개별국가 단위를 초월하는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세계 각국이 자국 방역에만 신경을 기울여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각국의 지도자들은 이제 깨달아야 한다. 코로나19처럼 전염성이 높고 이미 널리 퍼진 바이러스는 어느 한 곳에 있기만 해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이 앞으로 몇 달 간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할 지라도 다른 곳에서 지속된다면 병은 언제든지 자국으로 다시 침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구체적으로 주요 20개국(G20)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빌&멀린다 재단은 3년 전 여러 국가들과 협력해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출범시킨 뒤 신종 전염병 창궐에 대비한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다. CEPI는 현재 최소 8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시킬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뿐”이라며 “많은 국가들이 최근 2주 동안 CEPI에 기여해 왔지만 여전히 20억 달러(약 2조4230억 원)가 필요하다. G20 국가 지도자들의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개발된 백신은 그것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든 ‘세계적인 공공재’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문제는 백신의 가격과 분배다.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사례를 거론했다. GAVI는 지난 20년간 국제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과 함께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 73개국에 에볼라 백신 등 13개의 필수적인 백신을 공급해온 단체다.

게이츠 이사장은 “GAVI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향후 5년간 74억 달러(약 8조9725억 원)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억 달러의 기금들이 당장은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면역 구축 노력이 실패해 코로나19 유행이 더 길어져 생기는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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