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측이 비난 여론을 막기 위해 ‘댓글 공작’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천지에서 정보통신부 정보과장을 지낸 장반석씨가 여론 조작 실상을 고발한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신천지 소속으로 추정되는 추수꾼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기사에 몰려가 우호적인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눌러 추천 상위로 올리고 있다.
관련 기사 밑에는 신천지 추수꾼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신속하게 대처하는 신천지 분들 고맙습니다. 전국교회 예배를 중단하는 뉴스를 보면서 성도들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교회에 감사하고 환자분의 빠른 쾌유를 기도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댓글에는 “신천지에서는 이미 전부터 신종코로나 사태가 발생할 때부터 중국 방문한 적 있는 성도들을 자가격리 시키고 가정예배 드릴 수 있게 했다"고 주장했다.
포털 사이트 뉴스의 베스트 댓글로 선정된 이 글에는 약 4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일부 네티즌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비판 여론이 높은데 이해할 수 없는 댓글 추천수”라며 관련 댓글을 캡처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재덕 전도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종말론사무소’ 채널은 지난 21일 신천지 내부 공지글로 추정되는 문자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 글에는 “지금은 초 비상시국 전쟁 중”이라며 특정 기사와 영상 링크가 공유돼있다. “네이버, 다음 각 뉴스탭에 올라온 상위뉴스부터 대응하기, 비방뉴스, 코로나뉴스, 홍보뉴스 모두 댓글을 달으라”며 작업을 지시하며 “주인정신 가지고 30분마다 신규 내용 확인하고 밀어낼 때까지 활동해주시기 바란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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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신천지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신천지에서 정보통신부 정보과장을 지낸 장반석씨가 2015년 CBS에서 방영된 특집좌담 ‘관찰보고서 신천지에 빠진사람들’에 출연해 여론 조작 실상을 고발한 발언이 네티즌 사이에서 재조명 되고 있다.
장씨는 신천지 신도였을 당시 전 신천지 정보통신부 정보과장, 언론과장, 홍보부 대외섭외과장, 언론홍보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좌담회에서 “신천지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기자들을 양성하고 언론사에도 침투시킨다”고 폭로했다.
그는 “신천지 안에 있는 청년들을 기자교육 해서 일반 언론사에 신천지인 임을 숨기고 투입한다”면서 “이미 어지간한 중소 신문사에는 신천지 기자들이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 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천지 기자들이 투입돼서 취재란 명목으로 정부 기관을 압박하거나 주요 인사들을 포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천지 내부에는 인터넷 블로그팀과 지식인팀도 있어 조직적으로 댓글도 단다. 네이버 지식인을 보면 알수 있다. 아이디가 비공개로 돼있다. ‘신천지 좋나요?라고 질문을 올린 본인이 답변을 다는 식으로 활동을 한다. 문제는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 수백 명이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천지에서 여론 조작하는 일을 했다가 탈퇴했다는 A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신천지가 신도들 중에서 믿음이 좋은 사람들을 선별해 신천지에 유리한 댓글을 다는 일을 맡긴다”고 주장했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측과 유관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대표 이만희) 주최하는 행사 관련 기사에는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입을 모았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신천지가 인터넷에서 조직적인 여론몰이를 통하는 이유에 대해 “신천지 내부에 조직적으로 언론대책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과거에는 여론 조작 대상이 피해자 가족이나 교계였지만 지금은 일반사회 전반에 여론을 조작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언론에 알려졌다시피 신도들이 정체를 감추거나 거짓말을 하는 사례들이 나타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신천지측은 사회로부터 고립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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