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지휘자 김봉미씨, 작곡가 임세정(왼쪽부터)씨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대회의실에서 좌담하고 있다.
[뉴서울타임스]
< 참석자 >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김봉미 베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임세정 작곡가
조선오페라단이 주최하고 베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관하는 창작 오페라 ‘일사각오-열애’가 다음 달 7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일제 신사참배에 항거하다 순교한 주기철 목사를 다룬 것이다. 3·1운동 101주년을 맞아 애국심도 고취하고 하나님을 향한 첫사랑을 회복하자는 취지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제작자인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김봉미 베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작곡가 임세정씨를 만나 준비과정을 들어봤다.
-주기철 목사를 다룬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은.
최승우 대표=10년 전 같은 교회 성도들과 한국을 대표한다는 한 뮤지컬을 보러 갔었다. 동성애를 다뤘는데 구역질이 나서 중간에 나와버렸다. 문화가 하나님의 도구가 돼야 하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정말 멋진 기독교 작품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큰 규모의 오페라도 6개월이면 만드는데 이 작품은 10년 전부터 기획하고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다. 그만큼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최 대표는 중앙 일간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오페라에 반해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를 만드는 등 오페라 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최 대표와 임세정씨는 서울 사랑의교회를 섬긴다.
김봉미 지휘자= 20세 전후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 처음엔 러시아로 유학 갔다가 나중에 독일로 갔는데 러시아에서 1년간 평신도 사역을 했다. 러시아 정교회 안에서 실제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길거리에서 찬양하고 복음을 선포하면 100명씩 구원받고 그랬다. 그때 성경을 주제로 하는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언제 하겠다는 계획은 없었는데 최 대표가 어느날 ‘일사각오-열애’는 김 집사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김봉미씨는 클래식, 특히 오페라에서 독보적인 여성 지휘자다. 오페라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성악가, 스태프 등을 모두 통솔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서울 동숭교회 성도인 김씨는 지금까지 오페라 20여편을 지휘했다.
-작품을 준비하며 큰 은혜를 받았다고 들었다.
김= 주기철 목사님을 다룬 오페라 제목이 왜 ‘열애’여야 하냐고 스스로 계속 질문했다.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주기철 목사님 아리아 중에 ‘나는 주님만 사랑해’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특별하게 와닿았다. 늘 연습하던 대목이었지만 그날은 달랐다. 사실 주님은 나만 사랑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세상에 사랑할 게 너무 많다. 그러면서 말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는데 적어도 사랑한다고 말하려면 주기철 목사님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냐는 감동이 왔다.
최 대표=단원들이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연습이 중단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다시 연습했다. 열애는 주기철 목사님이 직접 사용한 단어다. 이분의 성경적 열애의 풀이는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거다. 나도 제자훈련을 받을 때는 정말 뜨거웠는데 지금은 약해진 것 같다. 오페라를 통해 우리 모두 하나님에 대한 첫사랑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작곡가가 신예라고 들었다.
임세정 작곡가=오페라로는 이번 작품이 처녀작이다. 오페라는 평생 한두 편 쓰기도 쉽지 않다. 더없는 영광이요, 하나님의 은혜다. 중앙대 작곡과를 나왔고 최 대표의 인정을 받아 곡을 쓰게 됐다. 갑자기 큰 프로젝트를 맡아서 처음에는 잔뜩 긴장했다. 그러다 보니 곡이 잘 안 써졌다. 열심히 기도했다. 그러면서 주기철 목사님이 왜 이렇게까지 하게 됐을까 생각하면서 그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 어떻게 하면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곡이 술술 써졌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신예인 내가 쓴 게 아니다. 하나님이 써준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김=음악의 힘은 특별하다. 게다가 기도해서 쓴 작품을 기도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 대표=주기철 목사님은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대단히 가치 있는 인물이다. 최근 한 지인은 주기철 목사님 이야기를 듣고 이런 독립운동가는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한다며 이분을 알리는데 자신도 돕겠다고 했다. 나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 나라가 있어야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나라가 있어야 선교도 할 수 있다. 나라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기도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임=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다들 걱정하지만 공연은 일정대로 진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열어가실지 기대된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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