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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준 전 교수] “목회자는 성경 무시하고 교인은 성경에 무지… 이래서야”

교회와 성도 향한 심중소회 ‘교회에게 하고픈 말’ 펴낸 류호준 전 교수

등록일 2020년02월14일 16시54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류호준 전 백석대 신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최근 펴낸 책 ‘교회에게 하고픈 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뉴서울타임스] “자기중심적 신앙, 종교적 열정 강조, 구원의 사회성에 대한 무지와 외면, 무차별적 고소·고발,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도덕성, 기업화된 교회, 시대착오적 성경해석….” 

류호준(67) 전 백석대 신학대학원 교수가 ‘교회에게 하고픈 말’(두란노)에 기록한 ‘교회와 신앙의 적폐 목록’ 중 일부다. 여기엔 총 62개의 폐습이 열거됐다. 일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런 폐습을 일삼는 교계 지도자를 ‘실천적 무신론자’로, 물신주의가 팽배한 교회를 ‘소비자가 이끄는 교회’라고 비튼다. 성경을 육법전서 삼는 근본주의 신앙인은 ‘성경 우상주의자’이며, 세속적인 신학교수는 ‘신학 지식 소매상’으로 본다. 

책은 죄다 한국교회 폐부를 꿰뚫는 내용이다. 한데 글투만큼은 시종 다정하고 유쾌하다. 25년간 신학교와 교회 강단을 지키며 쌓인 애증 때문일까. 류 교수를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만나 책을 펴낸 심중소회를 물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국내외 기독 고전을 들며 한국교회 실상을 설명했다. 한 편의 강연을 듣는 느낌이었다. 

류 교수는 성경학자로서 ‘일상신학사전’ ‘이사야서 1’ ‘생명의 복음’ 등 25권의 신학 관련 책을 펴냈다. 이번 책은 기독교 월간지 ‘목회와 신학’에 2018년부터 2년간 기고했던 글을 다듬어 묶은 것이다. 류 교수는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에게도 두루 읽히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작심 비판이 아닌, ‘이제라도 정신 차리자’는 호소를 담은 책이라서다.

그는 “25년간 한국교회와 교단을 바라보며 고민해온 걸 토설했다”며 “비판보다는 애정을 담은 꼬집음이라 생각하면 좋겠다. 슬쩍 꼬집으면 잠시 아프긴 해도, 정신을 차리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책에 기록된 적폐 목록 가운데 시급히 해결할 것을 묻자 “전부”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들 문제는 자신뿐 아니라 성경을 진지하게 읽는 이들이라면 모두 알아챌 수 있다고 했다. 류 교수는 “한국교회를 수십 년간 보며 느낀 건 목회자는 성경을 무시하고, 교인은 성경에 무지하다는 것”이라며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한국교회에 온갖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고백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그를 인정하지 않는 목사, 일요일만 교인으로 사는 성도 탓에 작금의 문제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대안은 종교개혁 구호로 쓰였던 라틴어 ‘아드 폰테스’(ad fontes)의 뜻대로 한국교회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근원은 성경이다. 류 교수는 “종교개혁의 후예라면 성경을 무엇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말씀을 무겁게 여기며 매일 그리스도와 죽고 사는 일에 천착한다면, 한국교회에 실천적 무신론자나 ‘카더라 신앙생활’ 성도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더라 신앙생활’이란 성경을 외면한 채, SNS에 퍼지는 내용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행태를 빗댄 표현이다. 그는 “성경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말씀처럼 닮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며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가 말씀대로 빚어진다면 우리 사회에서 극단주의나 근본주의 구호를 외치는 그리스도인, 무례한 기독교인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신앙 언어로 정치를 말하며 ‘기독교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대신, 시민정신을 갖추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세우는 데 이바지하는 목회자와 교인이 늘 것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 한국교회가 ‘환대의 공동체’가 되길 기대한다. 그는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부단히 세상의 경계를 넘어 약자를 찾아가고 이들을 섬겼다”며 “오늘날 교회 공동체도 약한 이를 보살피는 환대의 정신을 갖추자”고 했다. 

한국교회에 실망한 다음세대에겐 “비관하지 않되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가 되지 말라”는 당부를 남겼다. 류 교수는 “비관과 낙관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게 신앙이다. 한국교회의 영광과 아픔을 반추하며 주님께 길을 여쭙는 청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주님의 뜻을 바로 아는 공동체가 되도록 세대를 초월해 함께 힘써 걸어가자”고 제안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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