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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나눔으로 100배 성장한 석성장학재단

조용근 장로의 ‘차고 흔들어 넘치리라’

등록일 2020년02월06일 01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조용근 장로

[뉴서울타임스]2004년 말 국세청 공직자 생활을 마감했다. 2005년 11월 국세청 후배와 함께 세무법인을 출범시켰다. 1994년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운데 이름을 따서 만든 석성장학회를 모체로 한 석성세무법인에선 연간 매출액의 1%를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이익이 아닌 매출액의 1%를 장학금으로 내는 기업은 보기 드물 것이다.

이렇게 독특하게 태동한 석성장학회는 다른 장학재단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우선 장학생 선발기준을 남다르게 했다. 대상자를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된 학생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 특히 친정집 같은 국세청에 몸담은 현직 세무공직자 자녀 중에서 상당수를 뽑았다. 흔히들 세무공직자라면 무조건 잘 살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국세청에 몸담으면서 2만명이 넘는 후배 국세 공직자 중에 암 투병 중이거나 중증장애인 자녀를 거느리고 있는 어려운 후배들을 많이 봤다. 이 밖에도 말로 할 수 없는 어려움과 고통 중에 있는 후배들을 많이 봤다. 이들의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장학재단 운영에 필요한 일반경상비를 최대한 줄였다. 재단 이사장과 재단 이사, 실무자까지도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게 했다.

이렇듯 다른 장학회와 달리 운영하는 모습을 보고 자녀들이 감동한 듯했다. 그래서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처음 받은 월급 전액을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했다. 10여년 전 딸의 결혼식 때 받은 축하금 5000만원과 아들 결혼식 때 받은 축하금 1억원도 모두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이처럼 아들과 딸에게 장학재단은 더없이 소중한 인연이다.

석성장학재단이 출범한 지 25년이 흘렀다. 지금은 30억원의 예금을 비롯해 부동산까지 합치면 기본재산이 32억원 정도 되는, 제법 큰 장학회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2000여명에게 22억여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1984년 5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출범한 장학회가 100배나 넘도록 큰 장학회로 발돋움한 것은 플로잉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던 삶의 모토를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셨기 때문이다.

장학재단을 투명하게 운영하다 보니 몇 년 전 일면식도 없는 세무서장 출신의 한 선배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경기도 화성과 남양주의 임야와 전답을 흔쾌히 기부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얼마 전 그중 대부분이 생각지도 않게 팔렸다. 그 외에도 주위에 계시는 뜻있는 분께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기부를 해줬다. 석성세무법인 본사와 10개 지사에서도 매년 발생하는 매출액의 1%를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하니 매년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해마다 20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줄 때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석성장학회에도 약간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몇몇 장학생 학부모들이 뜬금없이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회장님, 제 아들이 이번에 석성장학생으로 선발이 됐는데 고마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저에게 항변을 해왔습니다. ‘왜 내 친구는 잘사는데 나만 가난해서 이런 장학금을 받게 되느냐’고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다음세대의 인식수준이 이 정도라는 생각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장학금 지급 기준을 바꿨다. 가난한 학생 중에서 착한 일을 한 학생들을 먼저 선발했다. 장학금 명칭도 ‘석성선행장학금’으로 바꿔 지급했다. 그리고 중·고·대학생 위주에서 벗어나 초등학생도 착한 일을 하면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선발범위를 넓혔다.

장학금은 현금보다 가급적 문화상품권으로 지급해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장학생으로 뽑힌 선행 장학생에게는 석성장학회에서 제작한 ‘나는 착한 학생입니다(I am a good student)’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를 달고 다니게 했다.

지금부터 50년, 100년 뒤 이 땅을 지키고 있을 이들은 누구일까. 답은 뻔하다. 우리의 다음세대다. 생명은 유한하다. 우리가 그토록 욕심을 부리며 붙든 재산도 하나님이 부르실 때 누구나 예외 없이 모두 놓고 가야 한다. 그럼 우리가 할 일은 뭘까. 건강한 기독교 신앙을 지닌 다음세대를 적극 육성하는 일 아니겠는가.

조용근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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