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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목회 무덤’ 제주로 부르신 하나님, 섬에서도 되는 목회

등록일 2020년02월06일 00시4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고웅영 제주새예루살렘교회 목사(앞줄 왼쪽)가 지난해 12월 성도들과 함께 이스라엘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를 찾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뉴서울타임스] 하나님은 당신이 기뻐하시는 자리로 인도하시려고 ‘포기함으로 얻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 과정은 내가 세운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대학 시절 소박한 꿈은 국어교사가 되고 시인으로 등단하는 것이었다. 1992년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깊이 만난 후 모든 시집과 써 놓았던 시를 버렸다. 그리고 선교사로 내 삶을 드리기로 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한 옥살이와 어머니의 수술, 그리고 4년간 교제해 온 자매와의 이별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복학 전까지 1년의 일용직 노동을 하면서도 해외선교사의 꿈은 놓지 않았다.

복학하고 1996년 여름 한 달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전도여행을 다녀왔다. 그해 졸업을 앞둔 12월 선교사 파송을 위한 8개월간의 제자훈련학교를 지원했다. 믿음 좋은 권사이셨던 어머니는 잠자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 달을 우셨다. 그래도 해외선교사의 꿈은 포기할 수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예수전도단 서울 대학사역 간사로 2년을 일했다. 1999년에는 감리교신학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해외선교사로 나가기 위해서였다.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회 회장을 맡고 감리교 선교사 훈련과정을 이수하면서도 선교지로 나갈 생각만 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선교사의 길이 막히면 어떻게 하지? 다시 캠퍼스 선교를 위해 대학사역 간사로 돌아가지 뭐. 설마 국내에서 교회를 맡아 목회를 하겠어.’ 그때만 해도 지금의 제주도 개척 목회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렇게 견고하게 붙잡고 있던 계획을 아주 단순한 계기로 포기했다. 신대원을 다니며 선교단체 간사와 서울 잠실벧엘교회 전도사로 일했다. 2002년 봄 교회 새벽기도 때였다. 수년째 같은 기도를 하고 있었다. 해외선교사로 부르심의 길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제주도가 떠올랐다. 갑자기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아무 관련도, 지인도 없는 땅이었다. 

그날 기도회를 마치고 자동차로 이동하며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하나님이 제주도로 가라고 하시면 갈래요.” “네,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면 가지요.” “그럼 갑시다.” 그러고는 그해 여름 1주일간 제주도로 ‘가족 비전트립’을 떠났다.

제주도에서 6일간 4개의 대학을 둘러보고 지역사회를 탐방했다. 하나님께서 과연 우리 가족에게 주신 땅인지 기도했다. 아무 감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기도할수록 제주도에 대한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적어도 하나님께서 ‘노’라고 말씀하실 때까지는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컴퓨터의 인터넷 홈화면을 제주도청 홈페이지로 바꿔 놓았다. 매일 제주 소식과 도정을 검색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2003년 초 새벽기도 때 이사야 42장 4절 “그는 쇠하지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예수님 사역의 비전으로 섬과 같은 땅끝 백성들이 진리로 나아올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말씀이 심령에 불을 붙였다.

2003년 여름 두 번째 제주 가족 비전트립을 떠났다. 이번에는 제주 역사를 미리 공부했다. 제주에서 영적 의미가 있는 장소를 둘러봤는데, 오래된 교회와 기독교 기관을 주로 찾았다. 큰 사찰과 제주의 중요한 당집, 이단의 본거지, 역사적인 유적지, 박물관을 둘러보며 기도했다. ‘아, 이곳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웅영 제주새예루살렘교회 목사> 가족 비전트립을 다녀온 후 제주도 교회개척을 꿈꾸며 기도편지를 써서 중보자들에게 나누고 기도를 부탁했다. 아무 계획도 없었다. 준비 과정도 없었다. 하지만 아내와 나는 이미 하나님께서 세우신 길 위에 올라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나님은 먼저 나에게 세미한 마음의 음성을 통해 말씀하셨고 두 번째로는 진리의 말씀으로 확인해 주셨다. 그리고 땅에 대한 감동으로 확증해 주셨다. 그렇다고 내 계획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을 보여주셨고 나는 그것을 얻기 위해 갖고 있던 것을 내려놓은 것뿐이었다.

‘하나님에게는 항상 더 좋은 것, 최고로 좋은 것이 있다. 해외선교사보다 더 좋은 길을 열어주시나 보다.’ 이후 그것을 믿고 구할 때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주기를 기뻐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목회의 무덤이라는 제주도에서 말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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