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고대성 기자 =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공주시와 공주대학교박물관에서 지난 2018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발굴조사에서 쌍수정 일대의 추정 왕궁지를 출입하는 길과 왕궁지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 국가에서 진행한 대규모 토목공사의 흔적을 확인하여 오는 27일 오전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발굴조사는 쌍수정 일대의 ‘백제 왕궁지’와 이곳으로 출입하기 위해 1932년 관광도로를 만든 구간으로, 왕궁으로 출입하는 길과 왕궁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 국가에서 시행한 대규모의 토목공사 흔적을 확인하였다.
공산성 추정 왕궁지 출입시설은 ‘문궐(門闕)’의 형태로 양 측면에 대규모의 성토다짐을 한 구조로 동쪽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는 지형에 길이 50m, 너비 36m, 깊이 3.5m의 대규모 성토다짐을 한 형태로, 흙을 경사지게 쌓은 후 다시 수평으로 쌓는 방법을 반복하여 매우 안정적인 지반을 조성하였다.
성토대지의 경사면에는 강돌(川石, 천석)과 깬돌(할석, 割石)을 깔아서 성토구조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하였는데 현재 사용되는 건축부재인 필터매트와 같은 기능을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대규모의 성토다짐이나 외벽 보호시설과 같은 토목구조는 백제 시대 한성 도읍기의 왕성인 풍납토성에서 확인된 이래, 최대 규모의 백제 토목공사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면서 축조한 대규모의 국가 시설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공주 공산성의 역사적인 정체성을 고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성토다짐이 이루어진 문궐시설은 쌍수정 일대의 대상건축(臺上建築)과 동서방향의 자연축을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축조한 것인데, 궁전 앞의 문과 관련된 대궐(大闕)과 같은 시설로 추정이 가능하다.
또한 산의 능선을 깎아서 넓고 평탄한 대지를 조성한 쌍수정 광장에는 길이 30m 이상의 기둥열(柱列)이 출입시설과 연결되어 확인되었다.
그리고 가장 북쪽의 쌍수정 건물이 있는 높은 대지는 자연지형을 의도적으로 깎아서 지면보다 높은 여러 개의 단(壇)을 만든 시설물은 국가적 또는 왕권의 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 중인 공주 공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송산리고분군과 함께 백제 웅진기 중요 유적이다.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하여 왕궁성으로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4㎞ 길이의 대규모 왕궁성으로 1980년대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하여 성안 곳곳에서 추정 왕궁지와 관련 유적, 다양한 건물지와 저장구덩이 등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공주시와 함께 정부혁신 과제의 하나인 공주 공산성 왕궁유적의 복원 고증을 위한 연구기반 활성화와 함께 공주 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실체 규명을 통해 백제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적의 보존과 관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