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소나기가 쏟아지던 15일 저녁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주성식 신부)에서 아름다운 성가가 흘러나왔다. “주님을 찬양하라 온 세상이∼여”라는 12자(字) 가사가 수차례 반복됐다. 처음엔 단성으로 이어지다 중간 중간 4성부 화음이 들어가면서 더 아름답게 울렸다. 일부 한국교회에서도 불리는 ‘떼제 찬양’ 중 하나다.
이곳은 프랑스 떼제공동체 알로이스 뢰저(64) 원장수사와 한국의 200여 기독 청년들이 함께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일치 기도회 현장이었다. 이날 기도회는 어두운 예배당에 작은 촛불을 밝히며 시작했다. 이어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라는 신약성경 요한복음 4장 23절 말씀이 봉독됐다. 찬양과 성경 봉독이 끝나자 모든 신자들은 두 눈을 감고 묵상했다. 10분쯤 정적이 흘렀다. 뢰저 수사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개신교 외 가톨릭 청년들도 참석한 이날 예배는 떼제공동체여서 가능했다. 떼제공동체는 1940년 프랑스의 작은 마을 떼제에서 개신교 수사였던 브라더 로제에 의해 설립됐다. 이곳에는 개신교와 가톨릭 청년 200여명이 그리스도의 화해와 일치를 추구하며 함께 살고 있다. 떼제공동체는 지난 8일부터 5일간 홍콩에서 화해와 신뢰를 위한 국제 청년 모임을 가졌다. 한국인 100여명을 포함해 50개국 250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일보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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