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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노동력 착취’ 신옥주집단 본거지 과천 은혜로교회 가 보니

교회 인근서 감자탕집 운영… 건물 3층 빌려 집단생활

등록일 2018년08월13일 12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신옥주집단의 본부인 경기도 과천 주암동 은혜로교회의 전경. 과천=송지수 인턴기자

[뉴서울타임스] 지난 10일 찾아간 경기도 과천 주암동 은혜로교회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이곳은 신도 410여명을 피지로 이주시켜 노동력을 착취하는 신옥주집단의 본거지다. 교회는 2013년 1028㎡(311평)를 임차해 1층 조립식 건물을 지었다. 게시판에는 피지에 세운 GR(Grace Road, 은혜로의 영문명)그룹의 농지개간, 미용실, 빵집 등 다양한 사업을 소개하는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피지- 당신이 내 심장을 찾을 수 있는 땅’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사진촬영을 하자 여자 신도가 달려 나왔다. ‘신씨가 지난달 26일 구속됐는데 모임을 계속 갖고 있느냐. 신씨가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예전처럼 매주 계속해서 모임을 갖는다. 당연히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의 구속사건도 성경말씀을 성취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했다.

신도들은 이곳에서 600m 떨어진 GR해마루감자탕을 운영한다. 식당을 지키던 여성에게 ‘교회가 운영하는 식당이 맞냐’고 묻자 “절대 아니다”라며 시치미를 뗐다. ‘GR이 은혜로의 영문 명칭인 걸 알고 있다’고 하자 그제야 “교회가 아니라 신도들이 운영한다”고 했다. ‘피지는 언제 들어갈 예정이냐’고 묻자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도 말라”며 문을 닫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수십명의 신도들은 교회에서 160m 떨어진 건물 3층을 빌려 집단생활을 한다. 건물 복도에는 유모차 2대와 여행용 가방 등이 있었다. 방에는 9명의 이름이 붙은 사물함이, 간이 옷걸이에는 수십 벌의 옷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동네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A씨는 “저 건물에 신도 50여명이 사는데 이 동네에서 짐 가방을 끌고 다니는 부녀자가 있으면 은혜로교회 신도로 보면 된다”면서 “아이들이 7∼8명 되는 것 같던데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화원에서 만난 B씨도 “지난해 신도와 가족들이 길거리에서 싸워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언젠가 저 집단의 문제가 터질 줄 알았다”고 했다. 

신도들이 집단 합숙하는 숙소가 있는 건물. 과천=송지수 인턴기자

부동산업을 하는 C씨는 “이 동네 월세방의 80%는 저 교회 신도들이 거주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40만∼50만원의 월세를 제때 내지 않고 보증금 500만원까지 까먹어 집주인들이 돈을 주며 제발 나가달라고 애원하기까지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그래서 월세방을 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혹시 은혜로교회에 다니냐’는 질문부터 한다”고 했다. 

C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도들이 ‘빨리 피지에 들어가야 한다. 살아서 천국에 가게 됐다’며 들뜬 표정으로 돌아다녔다”면서 “신도들이 피지로 가서 그런지 이쪽 신도들이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지난해 은혜로교회 여신도가 우리 식당에서 밥을 먹는 30대 여성에게 달려와 욕설을 퍼붓고 사정없이 뺨을 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우려스러운 현상은 이단인 신옥주집단과 정통 기독교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카센터에서 커피를 마시던 E씨는 “교회에 미치면 어쩔 수 없다”면서 “목사들이 돈벌이에 급급하다. 교회는 절대 나가면 안 되는 곳”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신옥주집단은 간판에 ‘대한예수교장로회’ 문구를 넣어 놨다.

교회 근처에서 신도들이 운영하는 GR해마루감자탕. 과천=송지수 인턴기자

교회로 다시 가서 아동방치, 집단합숙 생활, 추가 피지 이주 등이 사실인지 물었다. 교회 관계자는 “우리들은 성경말씀대로 보고 듣고 믿고 가는 교회다. 하나님의 말씀을 조롱하면 안 된다”며 동문서답을 했다. 이어 “그냥 돌아가라. 더 이상 귀찮게 하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경고했다. 교회는 과천주암 뉴스테이지구에 편입돼 조만간 철거된다. 반사회적 종교집단이 다른 지역에 둥지를 틀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일보 단독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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