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너는 나만 믿고 따라와 내가 널 지켜 줄 거야. 내가 너와 함께 가는 길이 힘들지라도 오직 한결같은 그 사랑, 그 사랑으로 너를 지켜 줄 거야.”(‘나만 믿고 따라와’ 중에서)
9일 오후 8시. 고요했던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이 트로트 공연으로 들썩였다. 무대의 주인공은 ‘불세출의 가수왕’ ‘영원한 젊은 오빠’ 남진. 그는 현란한 조명 아래서 전매특허인 다리 털기와 어깨춤으로 객석을 가득 채운 5300여명의 박수와 함성을 이끌어 냈다.
대규모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던 현장은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2018 장년여름수련회’의 셋째 날 저녁 집회였다. 남진은 이날 대중가수가 아닌 이 교회 장로이자 특송 순서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트로트 히트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만 믿고 따라와’는 마태복음 4장 19절 말씀을 가사로 담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고기 낚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수련회를 통해 복음으로 사람을 낚는 형제자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진은 지난해 6월 새에덴교회 장로로 취임하면서 “50여년 가요계 인생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걸어온 것”이라고 고백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는 트로트 무대에 이어 찬양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성도들과 함께 부르며 은혜를 나눴다.
새에덴교회 ‘2018 장년여름수련회’ 참석자들이 손을 든 채 수련회 주제인 “나우 히어(Now here)”를 외치고 있다. 새에덴교회 제공
매년 여름 3박 4일간 진행되는 장년여름수련회는 새에덴교회가 가정 신앙공동체 안에 견고한 복음이 세워지도록 개척 초기부터 이어 온 사역이다. 29년째 수련회에 개근하고 있다는 김정호(62) 장로는 “한해의 중반을 넘어서고 무더운 여름을 지나다 보면 새해를 시작하며 채웠던 신앙 열정이 바닥을 치기마련”이라며 “수련회는 영적 에너지 회복을 위한 재도약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홍현진(35‧여) 집사는 대가족을 이끌고 수련회에 참석했다. 어머니와 두 자녀, 조카 4명을 비롯한 두 언니네 가정까지 13명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게 수련회는 ‘가정복음화’라는 꿈을 이뤄가는 시간이다. 홍 집사는 “2년 전엔 두 아이만 데리고 참가했다가 지난해엔 남편이 함께 했고, 올해는 두 언니네 가정과 어머니까지 동행했다”며 “우리 가정에서 시작된 복음의 씨앗이 점점 신앙이 없던 가족에게 퍼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수련회엔 아버지와 오빠네 식구도 초청해 가족 18명이 참석하는 게 기도제목”이라며 웃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9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열린 ‘2018 장년여름수련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제공
수련회의 핵심은 ‘스레밸(Spirituality and rest balance)’이다. 아침과 저녁엔 집회를 갖고 낮엔 다양한 체험활동과 휴식을 누린다. 워터파크 한방체험 조정·카약 체험 래프팅 레일바이크 토이로봇관 관람 등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수련회 기간 동안 영성과 쉼이 균형을 이루며 온전한 회복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집회에서 선포되는 메시지다. ‘지금 여기에(Now here)’(신 5:1~3)를 주제로 진행된 수련회에서 소강석 목사는 “성경을 2000년 전의 말씀이 아닌 현재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오늘 그 말씀을 지키며 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설교 도중 적재적소에 메시지와 관련된 찬양을 성도들과 함께 부르는 소 목사 특유의 설교방식은 수련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날 저녁 집회에선 “아무리 가나안 땅에 살고 유대 민족의 혈통을 이어 받았다고 해도 하나님의 언약 안에 살고 있지 않다면 ‘참 이스라엘 백성’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도 모두가 교회와 예배 중심으로 살면서 이사야 선지자와 같은 거룩한 그루터기가 될 때 하나님의 참된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 목사는 “3박4일간의 여름수련회는 교회에서 3년 성경공부 훈련을 받는 것에 견줄 만큼 단기간에 신앙을 성숙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여행과 휴식도 좋지만 예수님 안에서 풍성한 교제를 나누며 새 힘을 얻는 ‘수련회 휴가’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원주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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