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과연 ‘한신성’(한신다움)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한신대에서 배움과 삶이 하나라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서울 강서구 발음교회(권오륜 목사)에서 11일 열린 ‘신학교육을 중심으로 한 한신대학교 발전 방안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한신대 신대원 학생회장 김하나 전도사는 패널 발표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신대가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신대학교개혁발전특별위원회(위원장 서재일 목사)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윤세관 목사)가 주관·주최한 공청회는 한신대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학교는 정부의 대학평가인증제에서 C등급을 받아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재정적 어려움과 입학 정원 감소, 종합대 전환 후 신학대로서의 정체성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오산과 서울 수유동으로 캠퍼스가 둘로 나뉘면서 커리큘럼의 중복과 공동체의 유대감 약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신학 교육의 문제점과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학생들 말고는 한신대 수장인 연규홍 총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와 언급도 꺼리는 눈치였습니다. 총장만큼 학교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또 있을까요. 결국 알맹이 없는 공청회였던 셈입니다.
지난해 9월 기장 총회의 인준을 받은 연 총장은 학생과 동문의 반대 속에서 내홍을 겪다 3개월 만에 취임했습니다. 총장 선출방식 등으로 시작된 학내 갈등은 최근 연 총장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다시 수면 위에 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감사가 진행됐고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총장 측은 의혹에 대해 대가성 없는 금전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청회 발제자 중 이 부분을 언급한 이는 학생들뿐이었습니다. 이신효 신학과 학생회장은 “연 총장이 교육보다는 정치를 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신학생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청석에서는 성토가 잇따랐습니다.
한 방청객은 “기장과 한신대를 위해 일생을 걸겠다는 다짐으로 교수단이 총장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길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방청객은 “총장은 학교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짊어질 의무가 있다. 법인 이사회에서 엄격한 평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년간 지속된 학내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입니다. 이들은 일선 목회 현장에 뛰어들어 미래의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더 이상 학생들이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중재할 이사회와 총회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국민일보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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