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내홍을 겪고 있는 총신대 재단이사회(이사장 박재선 목사)가 ‘버티기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총장 파면 조치 등 ‘교육부 실태조사에 따른 지적사항’ 이행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재단이사회는 지난 1일 충남 아산 삼광교회(박노섭 목사)에서 회의를 열고 ‘교원징계위원회 구성의 건’ ‘총신대 정관 원상복구에 관한 건’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핵심 안건인 김영우 총신대 총장 파면 조치에 대해 이사회는 “교원징계위에서 자체적으로 징계수위를 검토하겠다”며 이행을 보류했다. 정관 복구에 대해서도 “절차상 사학법에 어긋남이 없다”며 거부를 시사했다.
재단이사회 관계자는 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사회에서 징계위원회를 구성했고 대상자에게 소명 기회를 준 뒤 징계여부와 수위를 정할 것”이라며 “교육부 지시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관 원상복구 여부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시정조치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재단이사회는 교육부에 오는 8일로 예정된 징계지시 보고 시한을 연기해 달라고 청원키로 했다.
이같은 재단이사회 결정에 총신대 구성원들과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 총회는 즉각 반발했다. 원우회는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사회가 학내사태를 해결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가 감사결과를 그대로 집행해 8일까지 김 총장을 해임하고 재단이사를 전원 직무정지 시킨 뒤 임시이사를 파송하라”고 촉구했다.
예장합동총회도 같은 날 총회장 명의로 낸 성명에서 “총신대가 지적받은 모든 비리를 완전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기존에 내린 처분을 강력하게 시행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총회 산하 노회들이 총회실행위원회 결의에 따라 ‘재단이사의 목사직 면직’을 시행해달라”고 덧붙였다.
예장합동 용천노회(노회장 이병규 목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노회에서 총신대 재단이사 김남웅(우리교회) 목사를 면직시켰다. 김 목사가 지난 3월 용역업체 직원이 농성 중이던 총신대 학생들과 충돌하던 당시 현장에 동행해 장도리로 문을 파손한데 대한 징계성 조치였다.
교단 관계자는 “총신대 정관이 복구되지 않는 한 김 목사가 이사직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용천노회의 면직 결정은 재단이사에 대한 첫 징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재단이사가 소속된 다른 노회들이 총신대 정상화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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