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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유휴 공간 이용해 마을기업 운영, 일자리 만들고 지역 사회와 소통해요”

등록일 2018년06월05일 11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이은수 향기교회 목사(왼쪽 두번째)가 지난 3월 부산 중구 대청로 마을기업인 ㈔향기에서 중학생들과 자유학기제 체험수업을 하고 있다. 이은수 목사 제공

[뉴서울타임스]  2007년 부산 중구 대청로 향기교회를 개척한 이은수(58) 목사는 전도지 배포 등 전통적 방법으로 전도를 했다. 4∼5년간 열심히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고 사람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도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역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갈 곳과 만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향기교회의 ‘마을기업’ 사역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마을기업은 한국교회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주민이 각종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 문제를 해결한다. 또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공동의 이익을 실현한다. 단어만 기업일 뿐 사실상 활성화된 지역 커뮤니티를 의미한다.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사회복지위원회 주최로 열린 사회복지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이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도 마을기업을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역과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모가 작은 교회들이 대부분 경험하는 인력·재정·소통 부족을 절감하던 차에 2012년 여름 구청 홈페이지에서 마을기업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이 목사는 “마을기업이 지역사회와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향기교회의 ‘복음 병행체’인 마을기업을 교회에 적용할 수 있었다.

마을기업은 지자체인 구와 시의 심사, 행정안전부의 실사를 거친 뒤 승인을 받는다. 마을기업에 선정되면 첫해에 5000만원, 1년간 성실히 운영해 재지정되면 추가로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후 물질적 혜택은 없지만 합법적으로 자립형 마을기업을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을기업은 평소 교회의 유휴 공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간 운영비도 따로 들지 않는다.

향기교회는 ‘㈔향기’ ‘와라 아카데미 협동조합(아카데미)’이라는 두 개의 마을기업을 운영 중이다. 향기는 카페 운영과 함께 천연비누 제작과 판매, 유아용품 재활용 및 대여를 목적으로 2012년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았다. 2013년 출범한 아카데미는 바리스타 교육과 중학생 대상의 ‘자유학기제’ 수업, 진로적성 체험,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향기와 아카데미에는 3명의 상근직 직원 등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목사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사회적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마을기업 진입 여건은 좋다”면서 “교회 청년을 중심으로 마을기업을 만드는 것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작은 교회가 마을기업을 운영할 경우 가장 유익한 점은 지역과 소통의 장이 주어지는 것이다. 교회는 향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지역 어르신들에게 정기적으로 식사를 대접했고 ‘실버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이를 계기로 2013년 부산 중구청 평생학습 강좌 중 하나인 ‘도전 바리스타’ 수업을 향기에서 진행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수업을 신청해 ‘중구청 우수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향기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사람은 200여명이며 이들과 수시로 소통한다. 또 아카데미에서는 지난달까지 70개 학교와 단체에서 1300여명이 체험학습을 했다. 현재 매주 서너 개 중학교에서 60∼100명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등의 수업을 듣고 있다. 

최근 한 교사가 자유학기제 수업차 향기를 방문했다가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또 ‘가나안 성도’ 중에 마을기업에 관심을 보인 이도 많았다. 이 목사의 계획은 마을기업을 통해 많은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마을기업으로 지역 청년의 일자리 창출을 돕고 지역사회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일보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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