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주님의 시간에 그의 뜻 이뤄지길 기다려… 통일을 그의 뜻 이뤄지길 기다려∼.”
26일 새벽 1시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 제주 열방대 예배학교 찬양팀의 ‘주님의 시간에(In His time)’ 찬송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자 30여명의 기도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 2명은 부직포 걸레로 바닥을 닦느라 바빴다. 방송용 앰프 앞엔 과열을 막기 위해 선풍기까지 틀어 놨다. 지난달 29일부터 하루 24시간, 28일째 계속되고 있는 ‘통일을 위한 40일 24시간 예배와 기도’ 현장이다.
국내외 다수의 기도자와 교회 예배팀이 찬양과 기도회를 인도한다. 자정부터 그다음 날 자정까지 1∼4시간씩 릴레이 형식이다. 25일만 하더라도 제주 열방대와 통일비전팀, 아산소망교회, 통일소망선교회, 홍갑홍 황보연 조연주씨 등이 마이크를 잡고 찬양과 기도회를 인도했다.
기도회는 2014년 마크 조 목사(하와이 코나 열방대학 동북아시아 DTS 학교장)가 ‘2018년 4월부터 40일간 한국으로 가서 주야로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시작됐다. 조 목사는 “처음엔 4년 뒤 한국에 가서 40일간 기도하라는 주님의 비전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걸 말하니 모두들 미쳤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지난해 7월부터 한국의 작은 교회, 기도자들을 일일이 찾아 기도회의 의미를 알렸다”면서 “기도회 시작 2일 전 남북 정상이 만나고 기도회 마감 4일 뒤 북미 정상회담이 잡히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비전에 감동한 한동대 장순흥 총장과 학생 70명, 부산 호산나교회 성도 140명, 부산 수영로교회 성도 200명, 부산 연제로교회 성도 80명 등이 지난주 전세버스를 타고 올라왔다. 서울 온누리교회, 다윗의장막, 더 크로스처치, 에스더탈북센터 등도 기도회를 인도한다.
인도 생명의강교회 폴 마하난디아(56) 목사는 “기도회에 와보니 주님께서 이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축복하고 계신지 눈으로 직접 보게 됐다”면서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많이 보낸 이 나라의 평안과 축복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왔다는 김혜원(50·여)씨는 “브라질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 35시간이 걸렸다”면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 다양한 국적과 피부색의 사람들이 세대를 초월해 모였다는 게 놀라울 뿐”이라고 감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로 한반도정세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회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날 밤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과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백악관 사전준비팀이 싱가포르로 떠날 것이라는 뉴스도 떴다. 기도회는 다음 달 8일까지 열린다.
국민일보 / 파주=글·사진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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