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갈등·대립 풀려면 기독교가 용서·화해 이끌어야
신학 목적은 하나님 계시 통해 ‘번영의 삶’ 비전 제시하는 것
갈등·종교 분쟁·빈부 격차 등 모든 난제는 ‘배제’서 시작, 기독교는 다원화적 사회서 존중의 문화 만들어나가야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길을 잃은 세상, 길을 찾는 교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뉴서울타임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에서 기독교가 용서와 화해, 관용으로 번영을 제시해야 합니다.”
세계적 석학인 미로슬라브 볼프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가 26일과 2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개최된 제11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에서 ‘길을 잃은 세상, 길을 찾는 교회’를 주제로 연속 강연했다.
볼프 교수는 먼저 “오늘날 기독교 신학은 길을 잃었다. 이는 신학의 목적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신학의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하나님 계시를 통해 ‘번영의 삶(flourishing life)’에 대한 비전을 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번영의 삶이란 인간이 얻고자 노력하는 선(善)”이라며 “돈과 명예 등 소유보다는 하나님 자녀로서 피조물과의 관계와 화평에 집중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연과 정치 질서, 개인의 삶 등이 잘 돼가는 상황에 있으며 선한 행위, 기쁨과 공감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프 교수는 번영의 첫걸음으로 ‘포용’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 갈등과 이념 대립, 종교 분쟁, 빈부 격차 등 인류가 겪는 모든 난제가 ‘배제’에서 시작된다고 인식했다. 그는 “신학이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갈등을 악화시키면 안 된다”며 “사람들마다 지닌 독특한 특성을 억압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볼프 교수는 기독교 신앙의 기초적 원칙들로 다원적 사회 안에서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원칙들은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과 인간 통치, 하나님 통치의 구별, 모든 인간의 도덕적 평등 등이다. 볼프 교수는 “신학은 사람들의 삶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모습에서 번영의 삶을 찾고 이를 권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볼프 교수는 미국 성공회 신학자로 예일대 신앙과문화연구소장으로 있다. 삼위일체론과 교회론 등 고전적 조직신학부터 종교와 인류 공영, 지구화, 화해, 직업과 영성 문제 등 공공신학 분야까지 다양한 저서와 글을 남겼다. 성경에 근거해 미래 지향적인 인류 공동체를 위한 비전을 제시한 ‘배제와 포용’이 대표작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한 이상학 목사는 “길을 잃어가는 세상 가운데 단순한 만족과 쾌락이 아닌 공동의 번영을 위한 신학적 혜안을 배우고 탐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언더우드자매교회협의회가 주최하고 새문안교회와 미국 뉴브런스윅신학교가 주관했다.
국민일보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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