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잠수함사 장병들, 매주 수요일 진해구(태백동) 노인회관 무료급식 배식 등 봉사활동
-2003년 대광사(창원) 운성스님과 부대 주임원사의 의기투합으로 시작, 15년째 이어져
5월 21일 진해구 태백동 노인회관에 15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온 909전대 장병들이 잠수함사령부 비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8.05.22. / 해군
[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909교육훈련전대(이하 909전대) 장병들이 2003년부터 15년째 매주 수요일마다 창원시 진해구 태백동 소재 노인회관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봉사활동은 2003년 당시 909전대 2훈련대대 주임원사이던 김경수 예비역 원사(63세)와 대광사(창원시 소재) 운성스님이 ‘노인회관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같이 하자’는 뜻이 맞아 시작하게 됐다. 진해구 태백동 노인회관에 무료급식소를 개설하고 재료구입비는 진해구와 대광사에서, 조리는 대광사 자원봉사자들이, 배식 등 기타 봉사활동은 해군 장병들이 돕기로 한 것이다.
이후 김 예비역 원사는 부대에 보고하고 봉사활동을 희망하는 부대원들을 모았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장병들이 희망했고, 지금까지 15년 동안 매주 3~4명의 장병들이 무료급식 행사에 참여해 식재료를 손질하고 배식을 돕는 등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는 2훈련대대 장병들의 좋은 뜻이 알려져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장병이 909전대 전체로 확산됐다. 부대 지휘관인 909전대장도 장병들의 봉사활동 취지에 공감하고 승인함은 물론 동참하기도 했다. 장병들의 봉사활동은 선임에서 후임으로 이어졌다. 선임 장병들이 새로 전입오는 장병들에게 권하고, 봉사활동을 경험한 장병들이 이를 다시 전하는 방식으로 15년 동안 유지되어 왔다.
5월 16일 909전대 장병들이 진해구 태백동 노인회관에 무료급식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8.05.22. / 해군
해군 장병들의 봉사활동은 무료급식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해군의 여러 직별에서 전문가로 꼽히는 부사관들이 참여해 노인회관 시설물 보수, 전자제품 수리, 벽면 페인트칠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회관 벽면의 벗겨진 페인트를 보고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페인트를 구매하여 벽면을 새로이 도색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병들의 봉사활동이 15년째 이어오다 보니 장병들과 노인회관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은 거의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노인회관에 수리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어르신들은 해군 장병들의 방문을 기다리기도 하고, 장병들이 갑작스러운 부대일정으로 방문하지 못한 날이면 부대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2016년부터 부대에 전입해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경의 중사(37세)는 “TV를 많이 보시는 어르신들이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면 우리 부대 일이 아니냐고 물으신다”며, “처음 봉사활동은 선임들이 권해서 가게 되었지만 어르신들과 얼굴도 익히고 친해지다 보니 이제는 한 가족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태백동 노인회관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정남연 소장(53세)은 “이렇게 매주 해군 장병들이 노인회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줘서 항상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이제 909전대 해군 장병들은 이 노인회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이런 인연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2007년 909전대에서 첫 근무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김준호 원사(50세)는 “매주 만나던 분이 안보이면 그분의 건강이 걱정되고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어르신 분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덕담을 해주시는 모습이 군 생활의 활력을 주는 긍정 에너지”라며, “군 생활의 시작과 끝을 봉사활동과 함께했던 장병들이 보람을 느끼면서 전역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봉사활동은 우리 부대의 전통이 되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잠수함사령부 예하 전대들은 인근 사회복지시설인 ‘진해재활원’ 및 ‘자은종합사회복지관’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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