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1969년 설립된 난곡신일교회는 20여년을 싸우는 데 소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인 교회는 총회 안에서도 분쟁 많은 교회의 대명사였다. 갈등의 단초는 전 담임목사인 A씨. 1994년 부임한 그는 95년, 직전에 사역하던 교회의 교인으로부터 노회 재판국에 제소를 당했다. 목회자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혐의였다. 소송은 총회 재판국까지 이어졌고 A씨는 97년 7월 목사직 면직이 확정됐다.
이때부터 교회는 격랑에 빠졌다. 갈등의 중심에 있던 A씨는 면직을 당하자마자 추종자들과 함께 교단을 탈퇴한 뒤 교회 예배당을 차지했다. 그러고는 ‘신일교회’라는 간판을 새로 달았다. 반면 예장통합 소속의 난곡신일교회는 예배당을 빼앗긴 채 인근 상가 건물을 전전했고, 2013년 ‘신일교회’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새 예배당을 건축했다. 새 예배당을 원래 교회 가까이에 세운 것은 언젠간 다시 돌아가자는 염원 때문이었다.
이후 예배당을 되찾기 위한 난곡신일교회의 명도(건물을 비워 넘겨줌) 소송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두 교회 교인들은 으르렁거리기 일쑤였다. ‘이웃 원수’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12일 대법원이 난곡신일교회가 낸 교회 명도소송에 대해 원고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소송전은 막을 내렸다. 고향 교회에 돌아갈 희망이 생긴 것이었다. 교회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강판규 장로는 “승소한 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기뻤던 순간을 회상했다.
소송은 일단락됐지만 ‘신일교회’ 일부 교인은 교회를 쉽게 비워주지 않았다. 10개월이나 옥신각신하다가 지난해 11월 30일에야 그리운 옛 교회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신일교회’에 다니던 교인 중 400여명의 신자도 난곡신일교회에 남기로 했다. 난곡신일교회는 지난해 12월 3일 난방도 안 되는 예배당에서 눈물의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곧바로 내부공사를 시작해 지난 15일 집사·권사 임직식과 회복 감사예배를 드렸다.
기적처럼 화합한 난곡신일교회의 바람은 이제 하나뿐이다. 교인들의 기억 속에서 분열의 아픔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이은성 담임목사는 24일 “우리와 함께 출발한 400명의 신일교회 교인들과 완전히 하나 되는 일이 급선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교회를 아예 떠난 과거 교우들이 예배당으로 돌아와 함께 기쁨의 찬양을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오랜 싸움에 지친 신자들이 타 교회로 가거나 아예 교회를 떠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 장로 역시 소망이 있다. 그는 “우리가 하나 된 사례가 분쟁을 겪고 있는 다른 교회들에 다시 하나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길 원한다”며 “갈등 대신 사랑이 가득한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난곡신일교회는 800여명의 성도가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대심방이 진행 중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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