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친 김정은···文대통령과 회담 7일전 "핵실험 중지" 회담주도권 쟁취
'北 핵실험 중단 선언'···文대통령 '평화협정 로드맵' 탄력
[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격 보도했다.
이 통신은 어제(20일) 개최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즉 ICBM시험발사를 중지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핵개발이 다 진행됐고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됐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그 어떤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원회의는 "앞으론 경제건설에 모든 힘을 집중시킬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주변국과 긴밀한 대화도 펼칠 거"라고 결의했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 7일을 앞두고 선제공격으로 회담 주도권을 쟁취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중지하고 북부 핵시험장도 폐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부 핵시험장'은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발표한 이른바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지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하고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기술을 이전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조건부적인 단서를 달아 이번 핵실험 중지 의미가 퇴색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경제 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 환경을 마련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주변국, 국제사회와 긴밀한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의에서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향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국제정치에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어떤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됐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핵·경제 병진노선'을 펴왔던 북한이 미래 경제발전을 위해 핵개발을 잠시 멈추고 앞으로는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노동당 중앙위가 채택한 결정서의 요지라 할 수 있지만 핵도발·위협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아 그동안 양치기소년 꼬리가 붙어있어 속시원 한 해결을 주지는 못했다.
이날 전격 발표한 핵개발 중지 선언은 예정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물론 향후 진행될 다자 등 정상대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 중에서 핵동결은 물론 이미 완성된 핵무기와 핵기술을 제3국으로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전적으로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핵화 의지를 명확히 밝히며 북미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이 핵을 북한이 관리하겠다는 협상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북미회담 결과가 주요해 보인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전격 선제공격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 하지만 실용성을 중시하는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3단계 평화협정 로드맵'도 순조롭게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전망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의미의 종전을 선언하고, 이어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내며,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3단계 평화협정 로드맵'이다.
북미 간 비핵화 합의는 남북 간 종전선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또 향후 전망되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의 평화협정 체결과 연계되는 등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김정은의 핵개발·실험 중지선언에 대해 먼저 야당인 한국당은 北핵실험 중지에 의문 부호를 달고 큰 의미 없다고 일축하고 위장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한국당과 같은 입장이다. "北, 핵실험 중단 아니라 핵폐기였어야…경계"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반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北 핵실험 중단은 핵폐기로 가는 첫 조치..환영"한다는 평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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