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9월은 가을의 통로와도 같다. 한층 높고 청명해진 하늘과 맑은 공기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지난여름 유난히 덥고 습한 날씨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한 짧은 힐링 휴가도 긴 여름의 힘겨움을 모두 보상해 주기엔 부족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가을로 향하는 9월이 반갑고 감사하다. 크리스천에게 9월은 신앙의 방학과도 같았던 여름을 마무리하고 흐트러졌던 믿음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는 달이다.
가을은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모두에게 버거운 여름이 끝나고 가을은 무언가에 집중하기에 알맞은 날씨이기 때문이다. 시인 김현승님의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시처럼 가을은 또한 크리스천이 성경을 묵상하기에 적합한 계절이다.
찬송가 ‘내 기도하는 그 시간’(364장)을 부를 때면 조용히 기도를 읊조리는 듯한 체험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찬송은 혼자 기도하며 묵상하는 시간에 가장 많이 불린다.
작시자는 호머든대학 총장이던 월포드(1772∼1850) 목사로 돼 있지만, 그의 ‘기도의 방법’이란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이 작시했다는 설도 있다. 작곡자는 미국의 브래드버리(1816∼1868)다. 그가 작곡한 75장, 282장 등 총 8곡이 찬송가에 수록돼 있다. 우리나라 찬송가에는 춘원 이광수(1892∼1950) 번역으로 오늘과 같은 가사로 실리게 됐다.
이 찬송은 두 도막 형식의 16마디로, 멜로디와 리듬이 비슷한 ‘A-A’ 형식으로 돼 있다. 대부분 찬송가는 후렴에 가사가 하나로 돼 있어 반복해 부른다. 하지만 이 찬송가는 후렴구 없이 1절부터 4절까지 ‘기도’를 주제로 한 가사가 진행된다. 이 곡의 일반적인 특징은 8분의 6박자의 느린 템포이며, 주요 3화음의 단순한 화성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가사는 핵심적인 기도의 결론이 먼저 나오고 왜 기도가 중요한가를 설명하고 있다. 1절에서 기도는 세상근심 억압 가운데 우리를 풀어주고, 2절에서는 광야 같은 세상, 위태한 길에서도 참생명으로 인도해준다.(요 14:6) 3절에선 큰 죄로 인한 상처까지도 치유해 주며, 마지막 4절에선 예수님께서 요란한 곳을 피해 조용한 곳에서 밤을 지새워 기도하신 모습을 본받아 크리스천들도 기도할 때 가장 큰 기쁨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으면 원어 찬송가의 제목인 ‘Sweet hour of prayer’ 즉 ‘기도는 달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떠한 고통과 시련도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주님께 모두 고백하면 주님께서는 달콤한 위로로 채워주신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끊임없이 많은 사람과 만나고 일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우리 스스로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기도를 통해 하나하나 응답받고 해결된 경우를 성도라면 한 번쯤 체험했을 것이다. 이처럼 기도의 힘은 그 끝을 알 수 없이 위대하며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아름다운 9월에 가족과 주위 사람들, 나아가 나라와 전 세계를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소망한다.
김진상<백석예술대 교수·성악가>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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