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8월은 바캉스의 달이다. 사람들은 도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산이나 바다, 계곡에서 휴식을 찾기 위해 떠난다. 인간의 문명이 최고로 발전해 초고층 빌딩, 놀이공원, 텔레비전이나 게임 등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하지만 결국 인간은 하나님이 지으신 태초의 자연에서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자연에 감춰진 하나님의 창조 비밀이며 신비로움일 것이다.
성도들에게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79장)는 바캉스 같은 찬송이다. 보베르크(1859∼1940) 목사가 1885년 스웨덴에서 자신이 느낀 경험을 토대로 작사했는데, 처음엔 3절까지만 지었다. 곡은 스웨덴의 전통 민요가락이며 에드그린이 편곡했다. 보베르크 목사는 명설교가였다.
그는 어느 여름날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정취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둥과 함께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다. 그것도 잠시, 태양이 찬란히 빛나고 숲 속의 새들이 기쁘게 노래했다. 이 정경에 감격해 ‘오! 위대하신 하나님’이라는 글을 쓰게 됐다.
‘하나님의 세계는 모두가 신비롭고 그가 지으신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이 땅의 초목과 숲 등을 보면서 하나님의 감사와 찬양을 받으시기에 족하고, 심지어 독생자 아들 예수까지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 죄를 담당하게 하시었으니 참으로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길이길이 찬송해야 한다.’
처음엔 잘 알려지지 않다가 후에 우연히 어떤 사람이 이 시가 스웨덴 민요와 운율이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민요는 단순한 곡이지만 스웨덴 국민에게 오랫동안 가슴속 깊이 스며든 곡으로 보베르크 목사의 아름다운 시와 결합해 은혜로운 찬송가로 탄생하게 됐다. 보베르크 목사도 자신이 쓴 시가 민요와 함께 찬송가로 만들어진 것을 크게 기뻐했다. 이 곡은 스웨덴뿐 아니라 이웃나라 성도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면서 러시아어, 폴란드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돼 유럽의 다른 여러 나라로 퍼져나가며 사랑받았다.
1949년 영국 태생의 하인 목사가 이 찬송을 듣고 은혜를 받아 1∼3절을 영어로 개작하고 4절을 첨가해 지금의 찬송시가 완성됐다. 하나님은 이렇게 위대하고 훌륭한 찬송을 탄생시키기 위해 두 목회자에게 같은 영감을 주신 것이다.
찬송가의 1절과 2절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섭리, 3절에서는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보내신 십자가의 사랑, 4절에서는 주님의 재림, 후렴에서는 멜로디가 높은 음으로 진행돼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이 찬송은 성경 전체의 메시지를 요약해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창조하시고 계획하신 무한한 사랑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 찬송은 성도들에게 부르는 것만으로도 쉼과 회복, 힐링을 주는 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그 뜻을 헤아려 하나님을 닮아가며 그 무한한 사랑을 널리 전하는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
김진상<백석예술대 교수·성악가>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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