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연일 초미세먼지가 숨쉬기조차 거북할 정도로 짙어지자 교회들도 야외활동의 길이 막혀 답답해하고 있다. 매년 부활절부터 5월 가정의 달로 이어지는 시기는 야외활동이 왕성하다. 교회학교 야외예배를 비롯해 부서 야유회나 노인대학 봄 소풍 등 지역 교회의 모든 부서들이 야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시한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로 사역이 위축되더라도 야외활동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당장 부활절을 기념해 매년 실시하던 ‘부활절 거리전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 복된교회(박만호 목사)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다음 달 1일 부활주일 오후에 교회 주변에서 주민들에게 부활절 달걀을 나눠주는 전도활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교회 조현영 교육전담 목사는 27일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31일 거리전도 여부를 최종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공기질이 너무 나쁘다 보니 교회에서도 외부로 나가는 활동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암미선교회(김영애 선교사) 다문화주일학교를 지도하는 김혜미 전도사도 요즘 틈 날 때마다 일기예보를 들여다본다.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는데 초미세먼지가 쉽사리 걷히지 않을 거란 예보 때문이다. 김 전도사는 “하늘을 내 맘대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들에게는 미안하고 중간에서 이만저만 괴로운 게 아니다”면서 “이러다 여름이 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야외행사를 예정대로 실시하는 교회도 있다. 서울 신림중앙교회(김후식 목사)는 부활주일을 맞아 교회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달걀전도와 거리청소를 하기로 했다. 김상열 교육전담 목사는 “고민이 크다. 미세먼지 예보도 살피고 있고 학부모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있지만 계획한 대로 행사는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마스크와 물을 준비해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독교인들이 평소 공기질 관리에 앞장서자는 제안도 나왔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진형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라며 탓만 할 수는 없고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기독교인들부터 찾아보자”며 “재생지와 이면지 사용을 실천하고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부터 시작해 생활에서 모든 낭비를 줄이자”고 했다. 그는 “몽골에 나무를 심는 ‘사막 녹지화 사업’에 기독교인이 관심을 갖는 것도 장기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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