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역주를 끝낸 뒤 태극기를 흔들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여제의 오열이었다. 라이벌이자 오랜 친구인 고다이라가 다가와 그를 토닥여줬다.
[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얼음위의 아름다운 질주는 멈추었지만 그 열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얼음코트를 떠나는 이상화가 마지막 무대를 아름다운 은빛 메달로 마무리했다.
얼음위에 피는 꽃, ‘상화’. 빙속여제 이상화(29), 한 번도 따기 힘든 올림픽 금메달을 두 번 연속으로 거머쥔 그는 얼음 위에서 늘 꽃처럼 미소지으며 국민들과 함께 울고 있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하얀 은빛 얼음 위를 환한 미소와 함께 선수로서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한국 나이 서른,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는 그를 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 때 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배들을 이끌고 베이징 무대에 다시 서기를 바란다. 한국 빙상을 위해 또 다른 그의 길을 기다려본다.
아쉬움 보다 그에게 온 국민은 감사한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상화는 지난 1월 전국동계체전을 마치고 “평창에 모든 걸 걸겠다”고 말해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무대라는 것을 암시했다.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이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한 차례 삐끗한 게 화근이었다. 결승선을 앞둔 직선코스에서 그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남은 힘을 짜냈다. 2014년 소치에서 세운 자신의 올림픽 신기록(37초28)에 불과 0.05초 뒤진 성적으로 결승선을 끊었다. 하지만 앞서 달린 고다이라의 36초95를 넘어서진 못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들고 있던 올림픽 신기록을 0.33초 앞당기며 일본 여자 빙속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아름다운 질주였다. 이상화는 역주를 끝낸 뒤 태극기를 흔들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여제의 오열이었다. 라이벌이자 오랜 친구인 고다이라가 다가와 그를 토닥여줬다. 관중들은 아름다운 질주를 끝낸 두 여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은 “울지마! 이상화”를 울면서 외쳤다.
이상화의 은메달은 특별하다. 이상화는 이번 은메달로 올림픽 3회 연속(2010년,2014,2018) 단일 종목 메달을 따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세계적으로는 세 번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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