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당암포 해역 수중발굴현장>
[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충남 태안군 당암포 해역에서 17일 개수제(開水祭)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한다.
당암포 해역 수중유적은 지난해 문화재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이 공조 수사한 도굴사건으로 그 존재가 알려졌으며, 작년 12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시행한 긴급탐사에서 청자접시 등 다량의 유물이 발견되어 학술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태안(泰安)은 태평하여 안락하다는 뜻과 달리 예로부터 해난사고가 잦았던 곳으로 특히, 고려와 조선 시대 세곡을 나르던 조운선의 무덤으로 유명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태조 4년(1392년)부터 세조 1년(1455년)에 이르는 60여 년 동안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태안 안흥량(安興梁)에서 침몰했다. 이런 기록을 뒷받침하듯 태안에서는 2007년부터 고려 시대 태안선과 마도1?2?3호선, 조선 시대 조운선인 마도4호선(2015)이 잇달아 발견되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당암포 해역 수중유적은 육지와 안면도를 나누는 안면운하의 시작점인 천수만 해역에 자리하고 있다. 안면도는 원래 안면곶(安眠串)으로 불렸으며, 곡식을 운반하던 선박이 암초에 부딪혀 침몰해 쌀이 많이 썩었다는 뜻의 ‘쌀썩은여’라는 지명이 남아 있을 정도로 항해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결국, 조선 인조 연간(1623~1649)에 안면곶을 안전하게 돌아가기 위해 천수만과 서해를 연결하는 안면운하를 건설했고 안면곶은 안면도라는 섬이 되었다.
<태안 당암포 해역에서 나온 청자접시>
조사단의 관심을 끄는 것은 조사해역에서 발견된 고려청자로 이 청자들은 1990년대 무안 도리포 해역 수중발굴에서 발견된 14세기 고려 후기 청자들과 유사한 형태이다. 이 청자들은 안면운하가 개통된 17세기 이전 천수만 해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해상활동을 직접 보여 주는 유적으로 과거 서해 항로의 무역활동과 해상교류를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당암포 해역은 사적으로 가지정되어 있으며, 이번 발굴조사를 계기로 연차적인 발굴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책임연구기관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스캐닝소나, 다중빔음향측심기 등 첨단 해양탐사장비를 활용하여 앞으로의 조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스캐닝소나(Scanning sonar): 수중에 설치한 뒤 음파를 이용하여 주변 해저면의 모습을 2차원으로 볼 수 있는 장비
* 다중빔음향측심기(Multi-beam echo sounder): 조사선박에 설치하여 해저면의 모습을 3차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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