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 20170602
[뉴서울타임즈] 조현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 현안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자 반 전 총장은 "대북 문제는 한미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북한에 원칙적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반 전 총장과 오찬회동하고 "국내 정치는 소통을 통해 풀어가겠지만 외교는 당면 과제이니 반 전 총장께서 지혜를 빌려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새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과 현안 해결에 많은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당초 70분이었지만 1시50분까지 110분간 진행됐다. 박 대변인만 동석한 사실상의 독대였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배치와 관련해 양국 간 이상 기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으로 문 대통령으로서는 반 전 총장의 외교적 조언이 절실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새 정부의 출발이 좋아 국민의 지지를 크게 받고 있고, 미국 조야(정부와 국민)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한반도의 여건이 힘든 상황에서 잠 못 이루시겠지만 잘 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대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것도 중요한데,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접근이나 평창올림픽을 이용하는 등 비정치적 방법을 활용하는게 좋다고 본다"며 "해외 인터뷰를 잘 활용해 문 대통령의 생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 비공개 추가 반입 문제에 따른 한미간 기류변화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조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 전 총장이 문 대통령의 조사 지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사드 관련 대화 내용에 대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내용인 만큼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데 합의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반 전 총장에게 특사 등 구체적인 직책을 제안하지는 않았다. 박 대변인은 "순수하게 자문역할을 요청했고 특별한 직책을 얘기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과 친분이 각별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즈.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