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배치 이후 중국 화장품 기업 국내 진출 대거 몰려
- 한국 프리미엄 노린 전략 가능성 커…‘국내서 큰 메리트 없을 것’
오가닉티코스메틱의 박람회 부스 <사진출처=오가닉티코스메틱 홈페이지>
[뉴서울타임즈] 전영애 기자 = 최근 한국시장에 역진출하는 중국 화장품 기업이 늘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당분간 중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에 위협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 화장품 기업들이 한국 합작 기업,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한국에 진입해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 영유아 화장품기업인 오가닉티코스메틱의 올 1분기 실적은 호조세를 기록했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의 1분기 매출액은 2억26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1.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436만위안으로 20.4% 늘었다. 다만 순이익은 11% 감소했다.
이밖에 중국 화장품기업인 신생활그룹은 한국 자회사인 바이오플래넷을 통해 지난해 9월부터 화장품 브랜드 ‘네오뷰’를 운영하고 있다. 신생활그룹은 국내에 연구 및 생산 시설을 두고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충남 천안5산업단지에 220억원을 투자해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한 데 이어 11월에는 경북 화장품특화단지에 5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화장품 생산시설을 건립하기도 했다.
권건화장품은 지난해 7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에 진출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활발한 명동에 자사의 로드숍 브랜드 OMM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OMM은 프리미엄급 화장품을 훨씬 웃도는 고가 전략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막대한 자금력은 분명 위협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중국 화장품 브랜드는 국내를 겨냥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진출은 국내보다는 오히려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측면이 있다”며 “한국 화장품의 인기 요인인 한류에 편승하려는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면 ‘한국산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오가닉티코스메틱도 대부분의 매출이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내 박람회 참가, 영업망 확대 등 중국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국내 영업은 아직까지 활발하지 않는 편이다. 네오뷰도 ‘필링 프로그램’, ‘에이지 리스토링’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OMM이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시장의 프리미엄 화장품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100만원대의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방한 중국인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 자회사 헵소드를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알린 중국 화장품 기업 프로야도 한국 영업망 확대보다는 배우 송중기를 기용해 중국 내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진출 시기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불거진 지난해 말부터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국내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 화장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때를 노려 ‘K-뷰티’의 빈틈을 파고든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진출 기업들에 대한 얘기가 많았지만 사실 우려는 별로 없었다”며 “우선은 한국 소비자에게 중국 화장품이 큰 메리트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국 기업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즈.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