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빙그레>
[뉴서울타임즈] 배순민 기자 = ‘바나나맛우유’로 유명한 빙그레가 사업다각화로 보폭을 부지런히 넓히고 있다.
식음료업계의 소비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다양한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불황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전략이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세제·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음식점·급식업’, ‘브랜드 상표권 등의 지적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선스업’ 등을 추가했고, 정관을 변경함으로써 유음료와 빙과 위주였던 사업구조를 외식업이나 프랜차이즈로 다각화하는 것이다.
빙그레의 가장 강력한 자산은 1974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 ‘바나나맛우유’로,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옐로우카페’로, 빙그레는 지난 20일 동대문 1호점에 이어 제주도에 옐로우카페 2호점을 개점했다.
20평 남짓이었던 1호점과 달리 제주 2호점은 200평대로 규모를 대폭 키우고 카페, MD, 체험 3개의 구역으로 영역을 세분화했고, 카페에선 바나나맛우유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제공하고 MD 구역에선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활용한 MD 상품을 판매한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용기 디자인을 활용해 화장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PB) ‘라운드어라운드’과 협업해 바나나맛·딸기 우유 보디어 제품 11종을 출시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현재 빙그레는 다음달 초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계약완료를 앞두고 자체 제작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빙그레가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매출이 유음료와 아이스크림에서 나오는 단순 사업구조를 갖고 있고, 지난해 빙그레가 올린 매출 8132억원에서 유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한다.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투게더, 메로나 등 장수 브랜드로 안정적인 사업을 운용해온 것은 장점이지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조로워 업황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도 작용한다.
문제는 사업다각화가 곧장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으로, 수년 전부터 사업다각화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해 온 매일유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매일유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5%나 증가한 526억원을 기록했지만, 유아동업체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영업손실 122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691억원에 달했고, 3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유아동업체 ‘제로투세븐’ 등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매일유업의 성과를 잠식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관련해 빙그레의 입장은 “신중하게 투자하겠다”는 입장으로, 옐로우카페 1호점이 좋은 반응을 얻었음에도 2호점을 오픈하는 데 약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사업다각화가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는 가능성이 보이는 곳 위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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