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는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CJ제일제당 전 부장 선모(56)씨와 동생 선모(46)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형 선씨 측 변호인은 "동영상 촬영 혐의를 부인하고 공모한 사실도 없다"며 "6억원을 갈취한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3억원에 대해서도 "삼성 그룹 관계자에게 연락처만 확인해 준 것"이라며 "방조범으로 공모 혐의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생 선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5차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김인 전 삼성 SDS고문이 전세계약자로 알려진 논현동 빌라에서 젊은 여성들을 시켜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성매매 동영상을 빌미로 2013년 6월과 8월 각각 6억원과 3억원을 삼성 측으로부터 뜯어낸 혐의도 있다.

이들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23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린다.

한편, 검찰은 성매매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의식불명인 상태인 점을 고려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또 성매매 대가로 쓰인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뉴스타파가 "지난 4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동영상"이라며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보도하며 불거졌다. 이 영상에는 이 회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다수의 여성에게 봉투를 지급하는 모습이 담겼다.

뉴스타파는 유흥업소 종사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이 회장과 성관계를 맺고 한 번에 500만원 가량을 지급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 영상이 지난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총5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과 논현동 빌라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영상 공개 후 경기도에 거주하는 박모씨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이 회장에 대한 성매매 의혹을 규명하고 처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각각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이후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이 회장과 비서실 임직원을 성매매알선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