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가출 폭력 도박 마약 등으로 고통받는 위기 청소년은 교회가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다가오지 않는 아이들이다. 전문 사역자들은 위기 청소년에겐 그들만의 언어와 생활 습관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 아이들과는 사역의 접근 방법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렇게 위기 청소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를 돕는 플랫폼 ‘소울랩’이 최근 문을 열었다. 오랜 시간 관련 사역을 해온 반승환 목사가 전체 총괄을 맡아 사역자들에게 위기 청소년을 대하는 방법을 컨설팅한다.
3일 서울 성동구 소울브릿지학교에서 만난 반 목사는 “부모나 교사, 목회자가 위기 청소년을 만나고 싶어도 그들을 상담 자리에 오게 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그러나 위기 청소년과 오래 교제해 온 사역자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안다”며 “위기 청소년은 늘어나는데 관련 사역자는 적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교회 청소년 사역자들과 나누고 싶어 소울랩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안산동산교회 부교역자였던 그는 2015년부터 거리로 나섰다. 떠도는 위기 청소년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갔고 경찰서나 구치소 등도 찾아다니며 아이들의 버팀목이 돼줬다. ‘교회’ ‘예수님’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형이나 오빠처럼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에게 아이들이 먼저 ‘근데, 목사님 교회는 어디에 있어요’라고 물어왔다.
이후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치킨집과 당구장에서 예배를 드리며 소울브릿지교회가 시작됐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소울브릿지학교를 열었다. 소울브릿지학교는 5년간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위탁 교육기관 인가를 받았다.
“위기 청소년이 교회에 나왔다고 해서 끝이 아니에요. 더 깊게 복음을 전하려고 하는 순간 아이들은 도망칩니다. 그런데 부모가 흔들리지 않고 믿어주면 아이들은 돌아와요. 위기 청소년을 구출하기 위해선 부모를 먼저 만나야 합니다.”
그의 컨설팅은 부모와 자녀가 동시에 바뀌는 것이 핵심이다. 부모에게는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를 가르치고, 아이에겐 그들을 유혹에 빠뜨리는 선배나 친구들과 단절시킨다. “중독이 심한 도박이나 마약은 교정 시설에 입소시켜서라도 고쳐야 하는데 부모님은 냉정해지기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사역자의 조언이 필요한 거죠. 소울랩을 통해 위기 청소년을 맡겨주면, 가정 교회 학교 그리고 전문 심리상담사가 어떻게 네트워킹해 그들을 도울지를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부모 앞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리며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아이가 대학에 진학하고 그 아버지가 예수님을 믿는 등 가정이 변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위기 청소년의 새 출발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위기 청소년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과 관심으로 품어준다면 아이들과 그 가정까지 주님께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잃어버린 양 같은 교회 밖 아이들을 찾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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