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BEST NEWS

문 대통령, "코로나 지나가도 치료제와 ...

 

박정식 목사 쓰러져, 목자 잃은 은혜의교회, 훈련받은 성도들이 사역 잇는다

1986년 교회 개척한 박정식 목사 / 최근 뇌출혈 투병 한달 만에 별세

등록일 2022년04월29일 10시16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박정식(오른쪽) 인천 은혜의교회 목사가 2008년 제자훈련 지도를 해준 고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와 나란히 앉아 있다. 은혜의교회 제공

[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최근 인천 은혜의교회 개척한 박정식 목사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 한달 만에 별세해 주의를 안타깝게 했다.

“존귀한 당신을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인천 은혜의교회(박요한 목사) 성도들은 지난 24일 주일 예배 전 박요한 목사의 안내에 따라 서로에게 이렇게 인사했다. 높고 귀하다는 의미를 담은 ‘존귀’라는 말은 평소에 우리가 자주 쓰지 않는 단어이지만 이 교회 성도들에게는 친숙해 보였다. 지난달 중순 뇌출혈로 쓰러졌다 지난 12일 별세한 은혜의교회 설립자 박정식 목사가 성도들에게 자주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은혜의교회는 성도를 제자로 훈련해 동역자로 세우는 교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출석교인이 7000명 넘지만 부목사는 단 1명도 없다. 이날 예배 후 인천 미추홀구 은혜의교회 2층 새가족실에서 성도들로부터 박정식 목사와 함께 사역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소망에 대해 나눴다. 박 목사는 1986년 인천 판자촌에 천막교회를 세웠다. 첫 예배 때 방석 50개를 깔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 다 거둬야 했다.

고 옥한흠 목사가 쓴 ‘평신도를 깨운다’를 읽고 자극받아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CAL 세미나)에도 참여했다. 박 목사는 생전 “당시 성도가 30여명쯤 됐는데 제자훈련 한다고 하니까 16명 정도가 참여했다. 훈련이 끝날 때는 딱 한 명만 남았다. 그 한 명은 아내였다”고 고백했다. 박 목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가르쳤기 때문이다.


은혜의교회 성도들이 지난 24일 인천 미추홀구 교회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은혜의교회 제공

91년 은혜의교회에 처음 등록한 김은아(55) 권사는 “하나님을 더 알고 싶었다”며 제자를 강조하는 박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제자훈련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김 권사는 “그때만 해도 제자훈련이란 말이 낯설어서 주변에서 이단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는 그때 갓난아기를 키우면서 교회에 살다시피 했다. 제자훈련을 마친 뒤 복음을 설명하는 데 자신감을 조금씩 갖게 됐다.

이즈음 은혜의교회는 김 권사와 같은 이들이 많았다. 97년 무렵 성도는 300여명이 됐다. 이후 거의 매년 500명 넘는 새신자가 왔다. 김 권사는 “성도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신구약 성경을 2년 동안 공부하는 베델성경대학 프로그램과 제자훈련을 마친 성도는 지금까지 2450명이 넘는다.

박 목사는 성도들이 각자 달란트에 맡는 사역을 맡도록 이끌었다. 조정희 권사는 “제가 말은 잘 못 하고 글쓰기는 좋아한다. 나한테 목사님이 설교 요약이나 교회 소식 등을 정리해 보라고 했다”고 했다. 은혜의교회에서 조 권사가 활동하는 ‘기자부’가 생긴 계기다. 박 목사는 성도들을 가르치고 교제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박 목사는 많을 땐 연간 10여 차례 주부 청년 순장들을 직접 데리고 2주 일정으로 해외 성서지리 연구를 떠났다.

은혜의교회 80여개 팀을 이끄는 스태프 리더(Step Leader)는 모두 일반 성도다. 리더들이 교회 일로 직장에 월차나 반차를 내는 일은 흔하다. 구진숙(47) 집사는 “목사님은 순장이 100% 헌신해야 순원들이 20~30% 헌신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스스로에게 한 얘기 같다. 박 목사님이 200~300% 헌신했다”고 했다.

은혜의교회 성도들은 아직 목자를 잃은 슬픔 속에 있다. 김 권사는 박 목사가 갑자기 별세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가시면 어떡해요’라고 한참 울면서 기도했는데 제 마음속에서 박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다 가르쳐줬잖아’…”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미래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배운 대로 제자로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참된 제자의 모습을 배웠기에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구 집사는 “목사님이 나눠주신 사랑을 기억하면서 그 사랑을 드러내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레이스기독학교 교사이기도 한 김중권(44) 집사는 “우리에게 두려움도 있지만 각자 가진 사명에 충실하게 살 것”이라고 했다. 청년부에서 봉사하는 이동명(37) 집사는 “목사님의 뜻을 이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박요한 담임목사. 은혜의교회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소속인 은혜의교회는 최근 공동의회를 열고 박요한 목사를 위임목사로 세웠다. 박 목사는 박정식 목사의 아들이다. 박주성 국제제자훈련원 대표는 28일 “앞으로 평신도 지도자 중심으로 운영돼 온 은혜의교회 사역 구조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은혜의교회가 교역자 수에 상관없이 깨어난 성도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견고하게 세워가는 능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계속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손영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연예 스포츠 플러스 핫이슈

UCC 뉴스

포토뉴스

연예가화제

기부뉴스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현재접속자 (명)

 
 
 
대기뉴스이거나 송고가 되지 않도록 설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