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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지켜낸 윤동주 문우 정병욱 만난다

고향 집에 유고시집 원고 숨겨 / 연대 윤동주기념관서 특별전 개막

등록일 2022년04월26일 08시18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연희전문 시절 윤동주(왼쪽) 시인과 정병욱 선생. 연세대 윤동주기념관 제공

[뉴서울타임스] 연희전문 후배이자 문우(文友)로 윤동주(1917~1945)의 자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고향 집에 숨겨 오늘에 전한 백영 정병욱(1922~1982) 선생 기념 특별전이 26일 개막한다. 오는 7월 22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윤동주기념관 3층에서 진행된다. 식민지 시절 우리말을 아끼며 사랑한 문학청년들의 몸부림이 한글 전용 및 애호 운동으로 이어져 오늘날 국어국문학의 뿌리를 다지기까지 여정을 보여준다.

25일 연세대 문과대 주최로 소수의 제자만 초청해 ‘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서승환 연세대 총장이 참석해 인사했고, 유족을 대표해 정 선생의 아들인 정학성 인하대 명예교수가 감사를 표했다.

정병욱 선생은 1952년 국어국문학회 창립을 주도하고 74년 판소리학회를 창립하는 등 고전시가 고전소설 판소리 한문학 등에서 업적을 남겼다. 부산대 연세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정 선생의 호는 백영(白影), 우리말로는 흰 그림자이다.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따왔다.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든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검의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로 시작하는 시가 개막식에서 낭독됐다. 정 선생은 윤동주 시인을 평생 잊지 않기 위해 아호를 이렇게 정했다.

정 선생은 강처중 김삼불 유영 등 연희전문 출신과 함께 윤동주 추모회 및 시 감상회를 열고 48년 정음사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이 나오도록 힘썼다. 한국출판문화상과 외솔상을 받은 상금 거액을 기부해 68년 연세대 총학생회가 시작한 윤동주 시비 건립을 뒷받침했다. 윤동주의 아우 윤일주가 훗날 서울에 찾아오자 누이동생을 소개해 결혼하게 했다. 윤동주의 육필원고를 돌려주고 윤동주 시비를 세우고 후손들이 윤동주기념관을 유물로 채우기까지 윤동주와 정병욱의 우정은 이어지고 있다.

허경진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백영 정병욱 선생과 연희전문’을 주제로 오후 특별 강연을 했다. 허 전 교수는 “정병욱은 윤동주를 따라 영어성경을 배웠고, 연희전문과 이화여전 학생들로 이뤄진 협성교회를 다녔다”면서 “이화여전 소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렸고, 예배 이후엔 케이블 선교사 부인이 지도하는 영어성서반에도 함께했다”고 전했다. 허 전 교수는 “윤동주기념관이 있는 핀슨홀 건물도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면서 “신학과 유동식 교수 등 핀슨홀 기숙사를 거친 선배들을 기념하는 전시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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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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