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전영애 기자 =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전염병(COVID-19)로 동면 상태에 빠졌던 문화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극단 고래는 19번째의 정기공연으로 극단 대표인 이해성의 작품 연극 '고래'를 무대에 올릴 예정임을 밝혔다.
연극 '고대'는 2007년 초연, 2008년, 2014년 앵콜 공연 이후, 8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극단 고래에게 작품 '고래'는 극단 이름만큼 중요한 작품이며, 초연 이후 공연 때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고 할수 있다.
2014년 이후, 오랜 시간과 사건들을 돌고 돌아 다시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관객들에게 소개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8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국 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권이 두 번이나 바뀌었고,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를 겪어야 했다. 극단 고래도 그 세월만큼 변화가 있었다. 24년 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 고증과 동시대성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한다. 관객들은 이런 괴리감을 통해 오히려 작품이 관통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극의 시놉시스를 살짝 살펴보면, 1998년 6월 22일, 무장간첩 9명을 태운 북한 잠수정이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잡이 그물에 걸려 표류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9명 전원 잠수정 내부에서 서로를 쏘거나 자살하였다. 잠수정 내부에는 남한에서 파는 음료수 페트병 등이 발견된 상황을 바탕으로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 떠있는 북한 잠수정 속. 조장과 기관장 그리고 무전장이 임무를 위해 육지로 올라간 저격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임무를 마친 저격수들이 잠수정으로 들어오고, 임무 완수를 보고 후 다시 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그때 한국 어선이 뿌리고 간 꽁치잡이 그물이 잠수정의 추진 날개에 휘말리고 마는데…
한 때,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삶의 각박함이 온 세상을 휩쓸고 간 자리에 러시아는 전쟁을 시작했고, 북한과 남한 모두 미사일을 날리며 서로의 이념과 대립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대통령 선거는 1%도 안 되는 표 차이로 당선 여부가 갈렸다. 물리적으로 국토가 절반으로 나뉘어 있는 와중에 그 절반이 다시 절반으로 나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어느 한쪽에 서 있다. 작품 <고래>는 어느 쪽에 있는 작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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