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사랑 시대의 도래를 알립니다.’ 국내 유력 중앙일간지 9일자 지면에 ‘기독교사랑생활공동체’라는 단체명으로 실린 전면광고 문구 일부다. 그런데 해당 단체에 대한 세부 설명도, 연락처도, 주소도, 대표자 이름도 없다.
한 이단 사역 전문가는 “정체가 불분명해 더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광고에 등장하는 초림과 재림 등의 용어 사용과 패턴, 내용으로 볼 때 교주의 존재를 암시하는 전형적인 기독교 이단 집단의 성격과 유사하다. 예의주시하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단체는 최근 다른 일간지에도 광고 게재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단체를 비롯해 법원이 ‘반사회성이 있다’고 용인했거나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집단들이 최근 공격적으로 세 확장을 나서고 있다. 신천지나 하나님의교회 세계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전능신교, 신옥주 집단 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온·오프라인 미디어 노출과 더불어 자원봉사와 기부 등 선행을 앞세운, 이른바 ‘이미지 세탁’ 전략이 두드러진다(국민일보 1월 7일, 10일자 29,30면 참조).
이들 집단은 ‘연탄나눔’ ‘환경정화’ 등 자원봉사나 기부 활동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또 지방자치단체나 주요 기관들로부터 감사패나 표창장 등 수상 소식도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뉴스 보도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탁지일 현대종교 이사장은 “최근에는 해외 봉사활동에 나선 이단들이 현지 언론이 보도한 활동 내용을 국내 언론에 재생산하는 식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내부 조직의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대내외적인 이미지 전환까지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단들의 대대적인 공세에 한국교회 입장에서는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이단들이 지역 사회를 위해 돕는 걸 왈가왈부할 수 있느냐’ ‘그렇다고 넋 놓고만 있을 수 있느냐’ 등의 문제다. 이에 대해 탁 이사장은 “이단이 지역에서 벌이는 일들은 지역교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면서 “지역교회들이 (이단 활동에 대한) 상호 정보 교환과 후원 등으로 이단들의 포교 전략에 현혹되지 않게끔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이단들의 최신 포교 전략에 대한 보고서가 확보되면 한국교회 연합기구 차원의 대응 전략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권남궤 이단대책상담실장은 활발한 이단예방 세미나와 복음광고 등을 통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권 실장은 특히 “이단·사이비를 정통 복음과 대조했을 때, 비진리에 휘둘리지 않는 수준으로 성경공부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음의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는 노력도 이어가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있다. 미디어와 광고를 활용한 복음 제시가 그 일환이다. 복음광고 사역 단체인 복음의전함 고정민 이사장은 “각 지역 교회들이 연합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드는 광고를 할 때 복음의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는 걸 경험했다”면서 “하지만 교회들이 그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고 이사장은 “전국 대다수 교회가 홈페이지에 사역자 소개나 예배시간을 주로 안내하는데, 복음 즉 예수 그리스도를 알리는 콘텐츠가 포함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