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카톨릭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전(현지시각) 윌튼 그레고리(Wilton Gregory) 추기경 겸 워싱턴 D.C. 대교구 대주교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인종간 화합,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2020년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추기경에 임명되었으며 그동안 인종 차별 등의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문 대통령을 만난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의 가톨릭 교회가 사회정의 구현과 가난한 사람을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15년간 애틀랜타 대주교로 활동했는데,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화합에 대한 열망을 잘 안다.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의 인종간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고 한 뒤,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며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이 끝나고 ‘손수레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박용만 前 대한상의 회장이 십자가로 만들었다”며 “노동자의 땀이 밴 신성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십자가에 입을 맞추었고 그레고리 추기경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 기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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