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에서 포격전을 시작하면서 사실상 전쟁을 시작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지상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맞서 전투기 공습으로 대응해왔던 이스라엘군은 14일(현지 시각) 새벽,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서 탱크와 자주포 등을 앞세워 포격전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지상군이 약 40분간 공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당초 지상군이 가자지구 안으로 진격해 들어갔다고 발표했는데 하지만 몇 시간 후 진입하지는 않았다고 정정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공습과 지상군 포격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새벽, 전투기 160대를 동시에 출격시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연결된 이른바 ‘메트로’라고 부르는 지하터널 등을 집중 포격했다. 이 지하터널은 하마스가 구축해 놓은 것으로 이스라엘이 그동안 테러용이라고 비판해왔던 곳이다. 일부 매체는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이 가자지구 내 약 150개의 목표물을 향해 약 40분 동안 수백 발의 미사일을 쏟아부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전날(13일) 사거리가 더 긴 로켓포로 텔아비브 시내 건물을 타격하고, 폭발물이 탑재된 드론을 동원해 전력을 추가하고 있다. 하마스 군 대변인은 이스라엘 지상군 침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가자지구 내 어떤 영역이라도 적의 지상군이 침투하면, 사망자와 포로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항전을 다짐했다.
양측의 주고받는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데 인명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어린이 31명, 여성 19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적어도 119명이 사망하고 800명 넘게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민간인 6명과 인도 근로자 1명, 가자지구 접경에서 정찰 임무 중이던 병사 1명 등 모두 8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요르단 서안지구의 여러 도시에서 이스라엘 주민과 아랍계 주민 간의 유혈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최근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중부 롯시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또 도시 곳곳에서 수백 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갈등이 이스라엘 정치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네 번째 총선을 치렀지만, 아직도 연립정부 구성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연정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계 정당들이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연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나섰다. 극우 정당인 야미나당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도 연정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이스라엘 정치권도 요동치고 있다.
국제사회도 바쁘게 중재 노력을 하고 있는 등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사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조만간 양측의 사태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정당한 방위권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3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하고 양측의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집트 고위 안보 관계자들도 13일, 하마스 지도자들과 이스라엘 관리들을 각각 만나 양측의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성명을 내고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민간 지역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무분별한 행위라고 비난하고, 이스라엘에는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유엔안보리는 오는 16일 다시 비공개회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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