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일본 교회들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일본기독교협의회(NCCJ·총간사 김성제 목사)는 지난 15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한 일본 정부에 항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1948년 설립된 NCCJ에는 일본 최대 교단인 일본기독교단을 비롯해 일본성공회와 일본루터교회, 일본침례교연맹, 재일대한기독교회 6개 교단과 일본YMCA동맹, YWCA 등 20여개 기독교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NCCJ는 “일본은 1945년 8월 원폭으로 큰 피해를 본 뒤 핵무기를 반대하는 평화의 등불이 켜진 국가였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의 원전이 파괴되며 원자력 안전 신화가 무너졌다”며 “이를 수습해야 하는 정부가 원전에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해양 방류 외에도 지상에서 보관할 길이 있다고 조언하지만 정부는 그런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원전 오염수가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배출된다고까지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부 피폭을 지속해 경고하고 있어 절대 방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NCCJ 홈페이지. '하나님이 준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쓰여 있다. NCCJ 홈페이지 캡처
이케모토 기요시 일본그리스도형제단 사회윤리위원장도 1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주변국과 상의나 합의도 없이 이뤄진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은 인류가 보편적으로 가진 상식과 윤리의식에 심각하게 반하는 행위”라며 “오염수를 방류할 게 아니라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하는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장기원 도쿄 높은뜻오차노미즈교회 목사도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주변국과 함께 풀어야 할 일이었다. 일본 정부의 독단적 결정으로 강행해서는 안 된다”며 “오염수를 방류한 것에 따르는 책임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는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건 인류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범죄적 행위”라며 “자국의 얕은 이익만 꾀하는 시도에서 탈피해 인류가 공유하는 해양의 안전을 지키는 정책으로 탈바꿈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신정호 목사)도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예장통합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처리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무시하고 가장 손쉬운 해양 방류를 결정한 건 인간의 욕망(죄악)을 흘려보내는 것과 같다”며 “하나님의 선한 뜻으로 지음받은 이들이 정복의 방법이 아니라 공생의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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