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세상에서 3세대를 넘긴 조직이 많지 않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뛰어넘은 개척자 1세대와 이로 인해 열매를 맺은 2세대를 넘어 3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야성을 갖기 쉽지 않죠. 3세대에 진정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많은 경우 무너지거나 ‘도돌이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일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 창립 99주년 예배의 설교자로 나선 하나님나라복음DNA네트워크 대표 김형국 목사는 사사기 2장 6~10절을 본문으로 덕담보다 쓴소리가 담긴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라이브홀에서 열렸으며 유튜브채널 한국Y에서 생중계됐다.
김 목사는 “젊은 여성 그리스도인들을 깨우기 위해 설립된 한국Y는 근대사 한국여성사 교회사에 기록될만한 소중한 역사”라며 “100세를 맞는 한국Y를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오늘 어떤 설교를 할까 고심하던 중 떠오른 이미지는 여호수아 시대에서 사사 시대로 넘어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본문 구절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굽에서 모세의 지도력으로 탈출한 1세대는 광야에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하나님의 역사를 직접적으로 경험했다. 여호수아 세대로 일컬어지는 2세대는 가나안땅에서 수많은 이방인을 정복하며 안착했다. 이들은 1세대의 희생을 토대로 많은 열매를 맺었고 영향력을 상당히 발휘했다.
비대면 행사로 열린 한국YWCA연합회 창립 99주년 예배. 한국YWCA연합회 제공
김 목사는 “그러나 본문 10절을 보면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고 하면서 사사기의 전체 분위기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문 말씀이 우리 인생과 수많은 조직에 적용된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경우 1세대 때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갔고 2세대에 많은 열매를 맺는다”며 “그러나 3세대에 들어서 생명을 잃고 신앙적 계승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세대는 이전 세대가 투자하고 헌신한 것들을 누리는 장점이 있지만 하나님이 없어도 잘 돌아간다며 교만해할 수 있다”면서 “한국Y도 시기적으로 보면 3세대에 와 있지 않나 싶다. 한국사회, 한국교회도 이 시기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3세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Y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선명하게 하고 철저한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창립 100년을 앞둔 한국Y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리더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기도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인적 쇄신을 위해선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젊은 리더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실무진으로는 25~45세,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십은 45~55세의 구성원이 적당하며 55세 이상 세대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젊은 세대가 바른 결정을 하도록 멘토링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2001년 나들목교회를 개척한 김 목사는 2019년 조기은퇴를 선언하면서 교회를 5개 교회로 분립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분립할 때 저보다 젊은 사람이 교회를 이끌어야 하고 제 역할은 다른 것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의 모든 조직이 살아남으려면 인적 쇄신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누군가가 자기 살을 깎고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원영희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국Y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며 “52개 지역Y와 함께 지속적 혁신을 이루겠다. 이를 위해 살을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Y 회원들은 ‘YWCA 탈핵기후 생명선언’을 발표하며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이 시대의 과제 앞에 구체적 실천으로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탄소중립 사회가 이뤄질 때까지 탄소 금식 행동을 실천하며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법과 제도 마련, 정책 제안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행동에 함께 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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