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이 5월 1일부터 철군을 시작한다고 미국 정부가 전격 발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다음 달 1일부터 아프간 주둔 병력 철군을 시작한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14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결정에 맞춰 아프간 주둔 병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은 올해 9월 11일까지 철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미국 국무장관, 국방부 장관도 함께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14일과 15일 브뤼셀에서 나토 회원국들과 아프간 철군 일정 조율,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상황 등 국제 안보 현안을 집중 논의하고 15일 회의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의 동반 철수를 강조했는데, 나토도 미국과 행보를 같이 하기로 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함께 아프간에 들어갔고, 함께 행동을 조율했으며, 함께 나오는 데 뜻을 모았다”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또, 만일 철군하는 나토 병력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 발생하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전체 병력은 미군 약 2천 500명을 포함해, 1만 명 조금 안 되는 수준이다. 한때는 나토 동맹국과 협력국들에서 파병한 병력이 13만 명에 달한 적도 있었다. 2015년 이후 병력 규모를 계속 줄여왔다. 이들은 현재 주로 아프간 정부군 훈련과 지원 등 비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토의 발표 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표가 먼저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아프간 철군 계획에 관한 미국 정부의 계획을 직접 발표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해 오는 9월 11일까지는 전 병력의 철군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철군 일자는 올해 9월 11일은 9.11 테러가 발생한 지 꼭 20주년이 되는 날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
지난 2001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여객기들을 납치해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에 테러를 자행했다. 이 공격으로 3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러 직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아프간을 침공했다.
20년 만에 전면 철수를 하게 됐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지휘한 네 번째 미국 대통령이라면서 “이 책임을 다섯 번째로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 목표가 달성됐다고도 했다.
미국이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은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는 아프간에서 해체됐다면서, 미국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전쟁에 나섰고 그 목표를 완수했다는 설명이다.
20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면서 미군은 막대한 손실도 입었다. 지금까지 미군 약 2천 400명이 사망했고, 2조 달러 넘게 소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군 철군 결정에 대해 미 정치권에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은 반대하고 민주당은 대체로 동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급작스러운 철수는 심각한 실수라면서 아직 패하지 않은 적 앞에서 철수하는 것이며, 미국의 리더쉽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번 결정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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